이미지= 고 김기영 감독 추모전용 지점
이미지= 고 김기영 감독 추모전용 지점

자칭 영화에 미친 똘아이 이자 파워 없는 전직 영화 블로거 송승범씨가 휴관과 폐간으로 이어지는 위기의 영세 영화관을 보며 참담한 심정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급히 예전 사진을 뒤적거려봅니다. 정말로 망할 코로나라고 욕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고 기존의 상영을 중단했던 상업 & 독립(예술) 극장들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항복을 선언한 곳도 보이네요.

KT&G 상상마당이 영화사업(수입/배급)을 포기와 동시에 지하 4층의 전용관도 영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영화인들이 입을 모아 #상상마당시네마를지켜주세요 해시테그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족구왕'을 비롯해 기발한 영화들을 배급하며 알렸고 씨네 아이콘 행사도 지속적으로 진행 했던걸 생각하면 “정말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다른 얘기지만) 상상마당이 최근 부산 점을 오픈하며 건물 내 극장을 자체 운영하지 않고 CGV에 넘긴 것도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르죠.

CGV는 최근 7개 지점을 휴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얼마 전 코로나로 인한 임시휴관을 한 적이 있는데 이건 좀 차원이 달라서 임시가 아닌 폐관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 중에는 과거 아트하우스 지점이었던 대학로점을 비롯 명동역(시네라이브러리)점도 휴관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방의 경우도 아트하우스 지점의 휴관으로 다른 지점에서 아트하우스 뱃지 등의 굿즈를 대신 수령 가능한 것으로 바꾸었는데 서울 명동역점의 경우 인근 명동점에서 아트하우스 기능을 대신 하는 걸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 고 김기영 감독 추모전용 지점으로 2개에서 5개관 모두 이용하도록 했었는데 의미가 사라지게 되었죠. 거기에 수많은 영화서적이 보관되어 있고 매주 영화관련 강좌나 GV가 가득했던 시네라이브러리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 탓일 수 있습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모두 반경 몇 킬로 혹은 몇 미터 사이를 두고 팀킬도 하는 상황에서 정리가 필요한 지점을 정리 못하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부랴부랴 정리한 느낌이 강하니깐요. 문제는 이번 상상마당이나 CGV 아트하우스의 폐관 혹은 휴관이 다른 독립 영화나 다양성 영화를 볼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입니다. 여전히 퐁당퐁당 상영이 있고 몇 몇 영화는 늦은 시간으로 시간표가 밀려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몇 몇 독립 혹은 다양성 극장들은 일부 악덕 수입배급사의 유혹에 넘어가 가짜 상영(시간표에는 표시되어 있고 매진으로 전산 막기)시간표를 올리고 거기서 나온 커미션을 받아서라도 극장수입을 올려야하는 상황입니다. 망할 코로나만 외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극장들은 경쟁력을 키우고 문광부나 영진위는 이들 영세한 극장과 수입 배급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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