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관을 가기는커녕 사무실 앞 아아(아이스커피)를 사러 나가는 것조차 꺼려지는 요즘, 넷플릭스라는 바다를 항해하며 볼 만한 작품을 찾는 것이 일상 중 하나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친절하게도 나에게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을 여럿 추천해줬다.

그 중 시선을 잡아끈 작품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다. 어릴 때 봤을 때는 주인공 치히로와 하쿠에만 집중했던 것 같은데 성인된 지금 다시 보니 영화는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중‘가오나시’라는 캐릭터에 대해 문득 궁금해졌고 그에 대해 관심이 갔다.

즉시 인터넷에서‘가오나시’를 검색하며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한 주장이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장은 유바바는 포주이고 그녀가 운영하는 온천탕은 성매매 업소이며, 센을 비롯한 여성들은 직업여성들 그리고 ‘가오나시’는 손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작품 전체가 성매매를 은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오나시’는 바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나’와 ‘너’ 즉 우리 모두라는 생각을 했으며 좀 더 나아가 만화적 상상까지 연결됐다. 외로워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오랜 시간 신들의 세상에 있으면서 요괴가 된 것은 아닐까?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인간의 영혼은 신이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인간들의 세상에 남을 수도 없으니, 오랜 시간이 지나며 신도 영혼도 아닌 요괴가 된 것은 아닐까. 자기가 누구였는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지독한 외로움만 남은 가련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선한 이에게 선함을 탐욕스런 자에겐 지옥을 선사하는 ‘가오나시’는 '얼굴 없는 요괴' 란 뜻으로 말 그대로 눈, 코가 있어야 할 부분에 얼굴은 없고 가면만 있다. 반전은 몸통에 있는 입인데 평상시 언어는 "아... 아..." 하는 소리만 내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배 속 커다란 입은 흡사 영화 ‘베놈’의 입을 연상하게 만들며 뭐든 닥치는 대로 먹어댄다. ‘가오나시’라는 캐릭터는 사회생활을 하며 진짜 표정은 감추고 가면을 쓰고 다니는 현대인과 닮아있다. 가면 뒤에 서려있는 지독한 외로움.

늘 혼자이길 꿈꾸지만 막상 정말로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외로움이란 이름의 그림자와 함께 잠이 드는 현대인의 모습들, 또한 끊임없이 음식을 흡입하는 장면은 탐욕을 상징하며, 신기루와도 같은 사금을 뿌려대며 호위호식 대접받는 장면에서는 말 그대로 허상에서나마 대접 받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다.

자신에게 유일하게 호의를 보여준 센에게 집착하는 것도 외로움에 사무쳐서 나타난 행동이다. ‘가오나시’의 존재 의의부터 행동까지 너무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가오나시’라는 캐릭터가 아직도 여러 방면으로 회자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스틸 컷=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오나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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