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통통한 모습에 어딘지 작은 하마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있다. 1945년 탄생해 아직까지 사랑 받고 있는 캐릭터 ‘무민’이다. 영화 '토베 얀손'은 무민의 원작가이자 핀란드의 화가인 토베 얀손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토베 얀손의 복잡미묘한 심리가 주요 스토리 라인이다. 전체적으로 토베 얀손의 머릿속을 따라가면서도 무민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놓치지 않는다. 토베는 조각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아버지와 끊임없이 부딪힌다.

순수 예술만이 진정한 그림이라고 말하는 아버지 밑에서, 토베는 몰래 만화를 그린다. 후에 남자친구에게 만화를 그린 것을 들키자 냅다 “이건 예술이 아니야! (캔버스에 그린 그림을 가리키며) 이게 나고, 이게 예술이야.”라고 한다.

아버지와의 끝없는 대립 속에 자신을 잃어버린 토베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랑을 만나고 난 후 자기 자신을 되찾아간다. 동성 연인인 비비카 반들레르는 어머니 이후 토베의 재능을 알아보는 첫 번째 사람이다.

그런 그녀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토베의 복잡한 심정이 흔들리는 화면 속에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비비카에 의해 오랫동안 책상에만 잠들어있던 무민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다.

토베 얀손 역의 알마 포이스티
토베 얀손 역의 알마 포이스티
비비카 반들레르 역의 크리스타 코소넨
비비카 반들레르 역의 크리스타 코소넨

'토베 얀손'은 관객에게 토베의 격정적인 감정의 바다를 함께 서핑하게 한다. 그 뒤에는 토베 얀손 역을 맡은 알마 포이스티와 감독 자이다 베리로트의 공이 크다. 명배우와 명감독의 만남은 한 인간이자 한 여성으로서의 토베의 여러 면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알마 포이스티 뿐만 아니라 비비카 역을 맡은 크리스타 코소넨 역시 실존인물 비비카 반들레르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토베 얀손'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할 점은 음악이다.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스윙재즈는 토베의 큰 사건과 심경에 한 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토베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을 때 나온 ‘리베르 탱고’는 자유를 향한 그녀의 발걸음을 응원하게 만들고,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sing sing sing’은 결국 어쩔 수 없이 토베와 함께 춤추게 한다. 토베 얀손은 평생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죽을 때까지 외딴 섬에서 동성 연인과 함께 살았다.

토베 얀손이 떠난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마음과 인생에 공감하는 많은 여성 관객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9월 16일 개봉 예정.

토베 얀손 메인 포스터
토베 얀손 메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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