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국립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김희철, 총괄프로듀서 이수현. 예술감독 김종헌, 연출 장유정, 배우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정재은, 양소민, 송영재, 유병훈, 이주원, 임영우가 참석했다.

'더 드레서'는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배우,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드레서의 이야기다. 지난 2020년 국립정동극장에서 선보인 연극 '더 드레서'는 송승환 배우와 함께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올해 다시 막을 올린다.

재 공연 막이 오르는  '더 드레서' 프레스콜에서 배우 송승환은 "지난해에 참 아쉬웠는데, 1년 만에 다시 뵙게 돼 너무 반갑다. 다시 공연하게 된 것만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승환은 "이 작품은 배우로서 저와 잘 맞는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와닿았다. 무대와 배우, 스태프에 대한 이야기가 딱 맞아서 선택했다"며 "여러 상황이 코로나19 상황과도 흡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공연을 소개하는 일도 많아졌는데, 관객들과 무대로 만나는 연극을 영상으로는 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극장이 빨리 열리고 관객과 만나기를 기대했다"며 "연극은 살아있다. 관객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예술이 생겨난다. 다시 공연할 수 있게 돼 모두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전쟁 속에 올리는 연극 무대라는 극 중 상황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이 쉽지 않은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있다.

지난해에 이어 노먼 역으로 출연하게 된 오만석은 "작품의 배경과 현재의 배경이 너무나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두려움도 크고 불안에 떨면서 작품을 잘 올려야겠다는 걱정이 팽배해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에 대해 "1년이 지나서는 덤덤하게 우리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크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작품 안에서 살려낼 수 있는 걸 더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많은 분들과 이 시기를 함께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합류한 김다현도 "전쟁통 속에서, 코로나19 시기 속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아야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 같았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열심히 공연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관객들을 만나는 게 다른 공연보다도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연과의 차별점으로는 디테일을 살렸다고 전했다. 1, 2막을 합쳐 인터미션 없는 구성으로 만든 것도 달라진 점이다.

장유정 연출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굵은 선은 유지하되 디테일은 살리고자 했다"며 "전쟁의 폭격을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멘트나 조명을 이용한 시각적 표현들을 추가했다.

극중극 장면으로 무대 뒤편에서 느껴지는 재미를 더 살리고자 했다. 섬세한 노먼을 표현한 김다현 배우 등 새 캐스팅을 통한 새로운 발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살면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주로 크고 굵직한 상황들이 기억에 남는다. 연극은 인생을 한발 떨어져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인생을 가까이 보면 너무 뜨겁고 혹은 너무 차가운데 떨어뜨려 보면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은 참 좋은 온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모님 역의 정재은은 "아무래도 저희의 작업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거지 않나. 작년에 처음 모여서 이 작업을 했을 때에도 처음 만난 사람들 같지 않았다.

특히 송승환 선배님께서 너무 재밌게 잘 이끌어주셔서 매일매일이 재밌고 웃으면서 작업했다.

공연을 하면서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배우들이 분장실 안에서 저희끼리 용기를 북돋워주고 의지를 주면서 돈독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이 극을 다시 올리고 싶다는 간절함이 올해 이루어졌다. 어려운 상황을 겪고 만나다 보니까 더 가족 같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이 작품도 작년보다 훨씬 디테일해지고 재밌어지고 깊이가 생긴 것 같다.

작년에도 너무나 좋은 작품으로 관객분들을 만났지만 작년보다 좀 더 다른 느낌을 받으시지 않을까 감히 말씀드린다.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수현 총괄프로듀서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올해 다시 무대를 올리게 됐는데 함께 해준 창작진,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작품이 대본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의 해석이 대단하다. 코로나로 인해 무대의 소중함을 느낀 기간이었다. 무대를 보면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널드 하우드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리어왕' 연극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며, 오랫동안 셰익스피어극을 해 온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공연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빌어먹을! 대사가 기억이 안 나"라며 의상 담당자 '노먼'을 찾는 노배우. 분장실에서 이상 행동을 보이는 노배우의 모습에 무대감독과 단원들은 공연을 취소하자고도 하지만, 노먼은 관객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주저앉는 노배우를 어르고 달래고, 여기에 공습경보까지 울리면서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진다. '더 드레서'는 11월 16일부터 오는 2022년 1월 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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