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재건을 위해 재물을 싣고 떠난 배에 실린 보물을 찾아 떠나는 의적단의 대장 무치(강하늘)와 왜구선만 소탕하는 의적단 같은 해적선 단주(한효주), 그리고 보물을 쫒는 또 다른 무리 중 역적 부흥수(권상우)가 있다.

의적단의 대장 무치는 고려 제일검인다운 칼솜씨에 어울리지 않게 허당끼와 느끼함을 겸비하고 익숙한 인물로 그려진다. 해적선 단주, 해랑(한효주)은 멋지고 의리 있고, 통솔력과 너그러움까지 겸비했지만, 음식솜씨는 참으로 안타까운 멋쟁이다.

그리고 혼자 사극의 진지함을 짊어지고 있는 역적으로 꿈도 소박하게 제주도만 다스리게 해달라는 부흥수(권상우)가 있으며, 이광수는 여전히 이광수를 연기하며, 익숙하고 예상되고 어김없이 한심하고 불쌍한 그러면서도 얄팍한 술수와 입도 마음도 가벼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바다에서 자연과 적들과 싸우다 간신히 섬에 내려 지도 들고 보물이 묻힌 곳을 찾아다니는 험난한 여정은 <캐리비안의 해적>도 생각나게 하고, <인디아나존스>도 생각나게 만든다.

취향에 맞는 사람이면 가벼우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손색이 없다. 아무리 큰 태풍이 쳐도 이겨낼 것이 분명하고, 심하게 마음 아픈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니까,

구성원 간의 갈등이나 배신은 비교적 쉽게 봉합될 것이고, 강하늘을 좋아하고 그의 연기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분량 많아 좋고 나름의 귀염성과 애교라고 느껴질 만한 장면들이 많으니 그 것도 추천하며. 이광수의 개그코드에 빵빵 터진다면 그 것 또한 역시 추천한다.

영화 <해적_도깨비깃발>에 대한 큰 기대나 정보 없이 봤는데, 한효주는 역시 너무 예뻤고, 바다 CG가 꽤 많았는데, 그 것 역시 크게 거스르지 않아 좋았다.

등장인물의 수와 보물찾기의 장르 특성상 공감 가는 인물간의 갈등이나 스토리의 쫀득함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따름을 어쩔 수 없는 것이나, 명절영화, 가족영화, 오락영화 등등의 수식만으로도 가치를 인정해줘야 하는 영화로 보는 것이 너무 와 닿는다.

용을 닮은 수십 개의 용트림이 바다에서 치솟는 미지의 바다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펭귄이 산다. 그리고 그 대장 펭귄은 손이 아주 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