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로이터통신)=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리고 있다.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나선 락은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의 삭발한 헤어스타일을 소재로 농담했는데, 이에 격분한 스미스가 무대로 난입해 록의 뺨을 가격했다.
사진출처(로이터통신)=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리고 있다.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나선 락은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의 삭발한 헤어스타일을 소재로 농담했는데, 이에 격분한 스미스가 무대로 난입해 록의 뺨을 가격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배우 윌 스미스가 전세계 영화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시상식에 서있는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락의 뺨을 말 그대로 휘갈겨 버린 것이다.

발단은 크리스 락이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을 가리키며 <지.아이.제인> 2탄에 출연해도 되겠다고 농담했고, 이에 분노를 참지 못한 윌 스미스가 갑자기 무대로 성큼성큼 올라가 크리스 락의 뺨을 후려 친 것이다. 

오랜 경력의 배우 윌 스미스가 모든 이가 지켜보는 지극히 공적인 무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 락의 뺨을 친 배경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인해 탈모가 상당히 진행 된 상태로, 최근에는 병을 인정하며 삭발 상태로 지내왔다.

탈모와 동시에 제이다는 공황 장애를 얻게 되었고, 딸 윌로우 스미스는 엄마와  똑같이 삭발을 한 상태로 모 방송사에 출연해 인터뷰에서 “엄마에게 힘을 주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아픔을 겪는 윌 스미스 가족들을 향해 크리스 락은 삭발상태의 여군이 주인공인 <지.아이.제인>을 언급하며 제이다 핀켓을 조롱한 것이다.

<지.아이.제인>은 데미 무어가 연기한 주인공 조던 오닐은 성차별이 만연한 군대 속에서 군인으로서의 자신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 삭발을 감행하는 내용인데 크리스 락은 삭발을 조롱거리로 삼으며 제이다 핀켓과 데미 무어를 동시에 욕보이게 만든 셈이다.

사진출처(로이터통신)= 희귀병에 걸려 탈모 상태가 된 윌 스미스의 아내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좌) 엄마를 따라 삭발머리를 감행한 딸 윌로우 스미스(우)
사진출처(로이터통신)= 희귀병에 걸려 탈모 상태가 된 윌 스미스의 아내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좌) 엄마를 따라 삭발머리를 감행한 딸 윌로우 스미스(우)
영화 지.아이.제인.(1997) 포스터 속 데미 무어
영화 지.아이.제인.(1997) 포스터 속 데미 무어

윌 스미스에게 제대로 얻어 맞은 크리스 락은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윌 스미스는 “그 X같은 입에서 내 아내의 이름 나오지 않게 하라”라고 소리쳤다. 아카데미에서 절대 쓰여서는 안되는 F로 시작하는 욕설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잠시 후 남우주연상 수상을 하게 된 윌 스미스는 수상 소감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웃어야 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 한다. 내 행동에 놀랐을 아카데미 측과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라고 밝혔다.

아카데미가 끝난 후 인터넷은 당연히 들끓었다. 미국과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미국 네티즌들은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돌발상황에서 의연하게 상황을 이끌어 간 크리스락은 대단한 프로다.’ 라고 말하며 크리스락을 두둔하는 반면,

한국의 네티즌들은 ‘가족을 건드리는 건 나도 못 참는다.’’윌 스미스가 잘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크리스 락이 먼저 시비 걸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윌 스미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과 ‘동방예의지국’ 한국의 매우 다른 정서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기자 역시 윌 스미스의 행동을 잘 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는 공적인 자리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받게 될 것이다. 남우주연상 반납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동안 노인 혐오와 인종 차별 발언으로 인기를 얻고, 여전히 아카데미에 설 수 있는 크리스 락과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그를 묵인한 ‘자유의 나라’ 미국의 모순에 치가 떨릴 뿐이다.

사진출처(로이터통신)= 배우 윌 스미스가 제9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후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로이터통신)= 배우 윌 스미스가 제9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후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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