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엠피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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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준영 협력연출, 이나영 음악감독,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 이건명, 양희준, 노윤, 이석준, 이서영, 이아진, 이정화, 김현진, 최재웅, 윤석원, 박인배가 참석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지난 5월 17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 공연에 돌입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2009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이후 2009년 토니 어워즈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주요 3개 부문(음악상, 편곡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하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완벽한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굿맨 패밀리' 가족 구성원들의 아픔과 화해,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16년째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엄마 다이애나, 그런 엄마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 다이애나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며 흔들리는 가정을 지켜내려 노력하는 아빠 댄, 다이애나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들 게이브까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다이애나와 그녀의 병이 온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탄탄하고 치밀한 드라마로 풀어냈다.

드라마 안의 갈등은 현대사회의 가족 그리고 개인이 겪는 고통을 공감하게 하고 극복하고자 애쓰는 모습은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공감 을 전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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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의 박준영 협력연출은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해 “무언가를 성취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닌, 무얼 잃었는지 확인하면서 성장하는 드라마여서 특별한 작품”이라며 “지난 시즌들의 대본과 가사들을 훑어보며 드라마에 유효한 말들을 정리해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고 하나로 이어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나영 음악감독은 “이 작품의 음악은 너무 잘 쓰여졌고 편곡적인 부분에서도 드라마와 딱 붙어 가고 있다. 드라마 자체도, 음악도 촘촘해서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았다”며 “테크닉적으로도 어려운데다 변수를 가지고 가야하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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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때만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에 기운을 많이 썼다면 다시 돌아오면서는 힘을 뺐어요. (초연부터 했던) 배우들은 서 있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날 만큼, 그 깊이가 가늠이 안될 정도로 깊어졌죠. 새로 합류한 최정원, 이건명 선배도, 젊은 배우들도 섬세하고 감성적이에요. 그러다 보니 힘보다는 인물들이 가진 내면 이야기에 좀 집중하고 있어요. 관계 안에서도 섬세한 부분을 챙기려고 노력 중이죠.” 

7년 만의 개막 소식과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 이건명 등 뮤지컬계의 레전드로 불리는 배우들의 출연 발표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출연배우들의 하이라이트 공연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된 이날 프레스콜에서 다이애나역의 배우 박칼린이 이 작품을 처음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배우 박칼린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처음 관람했을 때 1막을 보고 뛰어 나와 한국에 전화하며 이 작품을 한국에서 공연할 경우 자신이 오디션에 참여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일화를 전하며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음악과 무대, 조명 등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 작품이라면서 자신이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던 작품이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처음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합류한 다이애나 역의 최정원은 “오랫동안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오래 소망해서 였는지 첫 공연이 마치 산고와도 같은 고통이었습니다. 앞으로 아이를 돌보는 마음으로 헌신과 사랑으로 무대에 오를게요.”라며 벅찬 소회를 남겼다. 

이어서 시중에 다양한 쇼 뮤지컬, 드라마 뮤지컬, 락 뮤지컬 등이 있지만 이 작품은 관객에게 치유를 해주는 작품이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 역시 치유받고 싶었고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참여하며 "지금 저에게도 저를 다시 한번 살 수 있는 계기를 준 작품이 되었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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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칼린은 “다시 공연하게 되어서, 무대에서 다 쏟아부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의 문제들과 갈등 그리고 사랑을 짚어낸 이 작품 이 한국에서 더 사랑받고 더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댄 역의 남경주 또한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오랜만에 굿맨 가족들과 재회를 하니 감격스러웠고 행복했습니다. 막공까지 가족들과 함께 헨리, 의사 그리고 스태프 여러분 모두와 좋은 공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라며 따뜻한 소감을 전했다.

초·재연에 이어 10년만에 댄으로 돌아온 남경주는 “초연 때는 음악의 힘에 이끌려 오디션을 보고 합류했다”며 “댄은 힘들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제 삶의 10년을 돌아보니 저 역시 매순간 힘들었고 신념 하나로 버텨냈어요. 결국 그 신념은 사랑이고 가족이죠.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을 때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역시 가족들의 힘이었어요.

댄과 굿맨 가족들 이야기에 제가 생활에서 느낀 가족에 대한 사랑을 새기고 있죠. 더불어 딸을 키우면서 겪은 일들을 대입하다 보니 밀도 있고 현실감 있는 연기를 하게 됐어요.”

새롭게 합류한 이건명은 "'넥스트 투 노멀'은 평범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 모두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어느 인생도 평범한 인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범이라고 생각한다는 건 그 끈을 놓지 않고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향해 걸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댄 역시 많은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평범을 지키고 싶어해서 많은 에너지를 할애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댄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관객들이 많은 것 같다. 평범이 무엇인지,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다이애나의 주치의로 출연하는 박인배는 ‘넥스트 투 노멀’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연극성과 음악의 다양성을 꼽았다.

“뮤지컬은 음악성에 힘을 주는 경향이 있는데 ‘넥스트 투 노멀’은 쇼적인 부분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인물들의 성격 묘사에 집중하고 있죠.

이 작품이 가진 디테일한 사람관계와 심리묘사는 자칫 무거워질 위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작곡가가 음악을 다양한 장르로 변주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음악과 대본의 밸런스 그리고 음악 장르의 다양성이 우리 작품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3층 철제 구조물로 연출된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이 무대는 '굿맨 패밀리' 집의 단면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각 층마다 나뉘어 있는 공간을 통해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사건을 한눈에 보여준다.

'넥스트 투 노멀'의 상징과도 같은 여인의 눈은 다이애나의 심리와 가족들의 절망감을 나타낸다. 다채로운 조명도 장면마다 캐릭터들의 심리상태를 반영하여 인물들을 보다 깊이 있게 표현해 준다.

특히 극 중 게이브는 1층부터 3층까지 뛰어다니며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을 펼친다. 많은 동선과 액션으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노윤은 "연습실 정가운데 있는 2층 봉을 잡은 날 바로 부숴버렸다. 잡고 돌아야 하는데 바로 부서져서 봉 없이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이에 이석준은 "봉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서 연습했다. 현장에서 봉이 실제로 있고 층도 높으니 흥분하게 되더라. 엊그제 공연할 때는 한 바퀴 돌아서 멋지게 착지해야 하는데 한 바퀴 반 이상 돌았던 것 같다"며 "그런 위험한 부분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는 엄마 다이애나 역의 박칼린과 최정원. 아빠 댄 역의 남경주와 이건명뿐만아니라 아들 게이브 역의 양희준, 노윤, 이석준. 딸 나탈리 역의 이서영, 이아진, 이정화.

그리고 나탈리의 남자친구 헨리 역의 김현진, 최재웅. 의사 역의 윤석원, 박인배까지 14명의 배우들이 함께한다. '넥스트 투 노멀'은 7월 3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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