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와이드에스컴퍼니)= 극단 모시는 사람들
사진제공(와이드에스컴퍼니)= 극단 모시는 사람들

배우 신문성이 고전 심청전을 재해석한 연극 ‘심청전을 짓다’ 무대 위에서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에너지와 관록이 빛나는 완급 조절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알과핵에서 진행된 연극 ‘심청전을 짓다(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는 심청이가 살았던 도화동 마을의 성황당에 심청이의 가여운 죽음을 위로하고자 제사를 지내며 한자리에 모이게 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꼬마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아는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내는 작품으로 신분과 상황 등에 따라 심청의 죽음을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을 지켜보는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잘 짜여진 대본, 배우들의 차진 연기는 다 아는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새로운 이야기로 느껴지게 한다. 심청의 죽음이 효(孝)인지, 사회적 관념에 따른 희생인지 생각해보게 하고, 나아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신문성은 ‘심청전을 짓다’에서 비를 피하려고 성황당에 왔다가 자기 자식도 아닌 아이의 제사를 지낸다고 하는 것에 호기심을 품고 심청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는 양반 나리로 분했다.

양반 나리는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극을 이끄는 화자이기보다 심청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고백하는 이들의 사연을 들어주는 청자이다. 신문성은 많은 대사량이나 특별한 움직임보다 특유의 존재감과 어떤 캐릭터이건 현실 인물처럼 표현하는 연기력으로 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

무엇보다 22년 차 베테랑 배우 신문성의 저력과 에너지가 빛난 포인트는 진지함과 웃음을 넘나드는 유연한 완급 조절 연기로 관객들을 작품의 배경이 되는 성황당에 모인 또 다른 인물처럼 극에 끌어들이고 몰입하게 했다.

신문성은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해 차츰 브라운관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혀 온 배우다. 2002년 뮤지컬 '블루 사이공'으로 데뷔 후 영화 '살인의 추억', '변산', '타짜: 원 아이드 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아스달 연대기', '동백꽃 필 무렵', '스위트 홈', '검은 태양' 등에 출연했다.

특히 2019년 방송된 '동백꽃 필 무렵'에서 '까불이 아버지' 박석용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고, 최근에는 넷플릭스 영화 ‘야차’에서 북한 현지인 같은 사투리 연기로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대, 스크린, 브라운관을 오가며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신문성은 연극 ‘심청전을 짓다’를 통해 다시 한 번 어디서나 빛나는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신문성은 올 하반기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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