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9월 1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프레스콜이 진행 됐다. 행사에는 김미혜 프로듀서, 박민선 프로듀서, 김동연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임창정, 정성화, 양준모, 신영숙, 김다현, 김산호, 박준면 등이 참석했다.

원작인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는 개봉 당시 전미 박스오피스 11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제6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분장상, 제5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코미디 부분 작품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이혼으로 양육권을 잃은 성우 다니엘이 다웃파이어라는 이름의 백발의 가정부 할머니로 변장해 아이들을 돌보는 도우미로 취직하는 이중생활을 그린 코믹 뮤지컬로, 로빈 윌리엄스 주연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 존 오페럴이 극본을 맡고, 웨인 커크패트릭과 캐리 커크패트릭이 음악을 맡은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2015년 기획·개발을 시작해 2019년 총 42회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리며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이번 공연은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국내 초연을 하게 됐다. 한국 공연에서는 흥행이 보증된 작품을 가져오되, ‘논-레플리카’ 버전으로 국내 정서에 맞춰 새롭게 재탄생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요리법을 유튜브에 검색하는가 하면, 요리연구가인 백종원과 고든 램지 등을 패러디한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재미를 더했다. 재치 넘치는 대사, 무대와 안무, 의상까지 한국 관객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졌다.

임창정은 극 중에서 주인공 다니엘과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1인 2역을 맡았다. 그는 먼저 "뮤지컬을 안해 본 것도 아니지만 10년 만에 해보니 다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기에 오는 관객분들은 제가 아니라 많은 배우, 한 권의 작품을 보러 와주시는 분이다, 하나의 톱니바퀴로 임무를 수행하는 게 이렇게 큰 부담이구나, 행복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또 아내 서하얀을 비롯해 가족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임창정은 "가족들이 보고 안쓰럽다고 했다"라며 "(제가) 나이가 가장 많다,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역할이어서 안쓰럽다고 했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배우 양준모는 “공연이 올라가면서 이 작품이 정말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여러 작품을 해 본 결과 배우들이 애를 써서 끌고 가야 하는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걸 보고 안심을 했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정성화 역시 “관객들이 공연의 마지막 퍼즐이구나 생각했다. 연습했을 때는 여러 가지 의심스러운 점, 자신 없는 점들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하고 나니 대사와 대사 사이에 틈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관객들의 호응과 호흡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더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덧붙였다. 박민선 프로듀서는 “각색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극이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지만 지금 우리 시대, 우리 가족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금발 가발을 쓴 다웃파이어 할머니지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를 해결하기 위해서 비주얼을 많이 한국화시켰다”고 말했다. 또 박 프로듀서는 “지금 우리 한국 관객들이 생각하는 여성상, 인물을 즉각적으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미디 부분도 단순히 웃기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공감했던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것이어야 이 코미디가 유효하다고 생각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자 했다. 가장 기분 좋은 리뷰가 ‘K-패치를 제대로 장착한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 평을 얻기 위해서 논레플리카를 진행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연출도 “각색을 하면서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재미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단 그 과정에서 품위는 잃지 않고자 했다”면서 “연습 과정에서 여러 방향성을 잡았는데 배우들의 의견, 스태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쉽지 않은 과정을 창작진은 물론 배우들이 함께 겪었다”고 각색 과정을 들려줬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미세스 다웃파이어 / 사진=샘컴퍼니

그의 말처럼 극 중에는 '오스카 윤여정', 갑작스럽게 튀어 나오는 유튜브 광고를 활용한 기발한 장면들이 등장하는 등 재치있는 웃음 포인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김 연출은 "너무 재밌게 풀다 보면 품위가 없을까봐 고민했다.

그 수위를 번역가 분들과 많이 고민했다.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 및 스태프들의 아이디어도 더해졌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박민선 프로듀서는 "'K패치가 정말 잘됐다'라는 관객들의 호평에 기뻤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어 김 연출은 "전체적인 디자인도 브로드웨이 콘셉트와 다르고 동선도 안무도 다르다. 꽤 고민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었다"라며 "배우 분들도 창작진들도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싶은데, 행복해 하는 관객들을 보고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우리들이 지금 시대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잘 건드리고 있구나 싶었다. 같이 만들어주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주인공 임창정은 10년 만에 뮤지컬 컴백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임창정은 "어제 첫 공연을 했는데 아마 마지막까지 첫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할 거 같다. 계속 고민하고 연구할 생각"이라며 "특히 어제도 김문정 감독님께 많이 혼이 났다. 노래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창정은 "콘서트 처음 할 때의 떨림보다 10배는 더 떨리고 무대에 올라가기가 무섭더라. 공연 시작하기 3시간 전부터 무서워지기 시작한다"라며 "살면서 이런 긴장감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고, 공연이 끝났을 때의 감정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내가 행운아이고, 정말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행복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공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첫 공연을 이미 마친 정성화는 "공연을 마치고 나니 관객 분들이 마지막 피스 한 조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 때는 자신이 없거나 '이게 맞나?'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관객 분들의 웃음이 있어서 대사와 대사 사이가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호응과 호흡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더 정신 차리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 다웃파이어 역은 가발과 특수 마스크, 보디 슈트, 중년의 여성 의상을 입었다 벗었다 하며 다웃파이어와 그의 '본캐' 다니엘을 오고 간다. 정성화는 "퀵 체인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할머니 몸집을 표현하는 보디 슈트와 의상이 있는, 정말 여러 번 수정했다.

처음에는 지퍼로 했다가 벨크로로 바꿨다가 슈트에 다리 구멍을 두 개 뚫었다가 하나로 수정했다가, 의상팀 분들이 잠을 못 잘 정도로 매일 수정을 하셨다"라고 말하며 감사를 전했다. 퀵체인지만 18번을 거쳐야 하는 다웃파이어 역할에 대해 신영숙은 "다들 살이 많이 빠져 안쓰러울 정도"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니엘의 전처인 미란다 역의 신영숙은 "그간 둔탁한 가발,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센 노래들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제 모습 그대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죽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행복하게 끝나는 공연이 오랜만이다.

나에게도 힐링인 작품이고, 다 같이 즐기며 행복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첫 공연을 끝내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행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구청 공무원으로, 다니엘과 찰떡 호흡을 펼치는 완다 역의 박준면은 "사실 캐릭터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 잠깐 나와서 극을 재밌게 만드는 역할이다. 그럼에도 연습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코미디를 펼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한 번 느꼈다.

모두의 합이 맞는 것이 코미디의 진수구나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2막 중반에 완다가 크게 '파이어' 하는 넘버가 한 장면 있다. 공연을 보러 오시면 저의 진정한 파워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자신, 공연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이서 총 42회 공연을 올리며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이후 국내 제작진이 라이선스를 가져오며 브로드웨이에 이어 한국에서 무대를 올리게 됐다. 공연은 지난달 30일을 시작으로 오는 11월6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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