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컷= 미혹
스틸 컷= 미혹

이 영화를 보고 사실 ‘좋다’ 그 정도였다. 하지만 곱씹어보니 ‘정말 좋은데’ 로 넘어가면서 결국에는 ‘진짜 되게 잘 만든’ 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영화다.

잘 만들었다는 게 스토리의 전개와 설정의 빈틈이 없는 그리고 캐릭터의 전후 사정과 전사가 잘 구축된 것을 뜻하는 것이라면 이 영화는 아닐 수도 있다. 사실 ‘아니다’에 더 가깝다. 그런데 내가 주목했던 건 다른 게 아니다.

정말 제작비를 안들인 티가 많이 난다. 독립영화다. 제작비가 모자랐을 것이다. 공간이동도 거의 없다. 전부 다 오픈세트다. 그런데 반대로 ‘제작비를 안 들였다고 해서 허접한 느낌’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박효주란 배우가 정말 다르게 보였다. 난 이 배우의 드라마 출연작을 단 한 편도 보지 않았다. 박효주를 기억하는 건 ‘타짜2’의‘형부’그리고 ‘완득이’에서 김상호의 여동생 캐릭터 정도,

조금은 과장되고 조금은 코믹함을 담당하는 그런 배우로. 단언컨데 ‘미혹’에서의 박효주는 웬만한 영화제에서 연기상 받는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스틸 컷= 미혹
스틸 컷= 미혹

그 이유 중 하나가 영화를 보면서 ‘박효주’라고 인식된 순간이 단 한 컷도 없었다. 박효주가 아니라 ‘현우’라고 자꾸 인식이 될 정도였다. 그런 박효주의 존재감이 더 크게 보인 건 김민재 때문이기도 하다.

김민재야 말로 코믹과 과장된 캐릭터를 꽤 많이 도맡아 하는 조연급의 배우다. 그런데 ‘미혹’에서 김민재의 연기는 어떤 장면에선 진짜 이상할 정도로 섬뜩하다. 연기를 전혀 안하는 것 같은 김민재의 특유의 발성 호흡이 진짜 이상할 정도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 영화의 진짜 괴물은 11살짜리 꼬맹이 경다은이다. 갈소원 이레를 넘어서는 괴물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화 속 감정을 기계적으로 소화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연기를 하고 있어서 놀랐다. 11살짜리 배우가 도저히 알 수 있는 감정이 아닌데도 말이다. 영화‘미혹’을 대기업의 자본을 투자됐다면 정말 어땠을까 싶다.

이 정도의 제작비와 이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낸 김진영 감독의 영향력을 반드시 주목해 봐야 할 듯하다. 참고로, 이 영화 공포 아니다. 그냥 이 가족의 상황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게끔 한다.

포스터= 미혹
포스터= 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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