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김선아 기자의 시네마 초대석]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Gimpo International Youth Film Festival) 운영위원장과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각 분야의 활약하고 있는 시네필(Cinephile)들의 리뷰를 소개하고 있다.

스틸 컷= 늑대사냥(Project Wolf Hunting)
스틸 컷= 늑대사냥(Project Wolf Hunting)

조금은 아쉬운, (상상이상의) 핏빛 액션 고어물 <늑대사냥> ‘굳이 꼭 그래야만 했니?’ <마녀>를 기대하고 봐서일까. 소모적인 피칠갑은 보는 내내 관객들을 피곤하게 했다.

이 영화는‘인간에 의해 사냥 당하는, 인간을 사냥하는 인간, 인간의 탈을 쓴 그들, 그들을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하게 만든다.

떠다니는 교도소 타이탄은,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이송한다. 중범죄자들을 이송하기 위해 베테랑 형사도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도일(장도윤)도 배에 오른다. 배 안에서 탈출 계획을 세운 종두(서인국)와 일당들은 무자비한 살인을 시작한다.

 

아 저런 방법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구나’

다양한 공구로 살인을 하는 장면,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피의향연은 영화 내내 쭉 이어졌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무자비한 폭력, ‘쏘고 자르고 푹푹 찌르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어느 정도 쉬어갈 타임을 주어야 하는데 움츠러들던 목이 뻣뻣하다. 잔혹하다.

하지만 ‘날 것 그대로 쎈! 영화’를 좋아한다면 <늑대사냥>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자들에 의해 당하는 형사들, 이런 장면도 보는 게 힘들었는데 그것보다 더 극한의 상황과 마주친다.

‘누가 인간이고 누가 짐승인지’ 극악무도한 짓을 하는 종두 패거리. 유혈이 낭자하고 살인 그 자체에 잔인함은 더해간다. 배는 멈추고 통신은 끊긴 상황. 인간과 짐승 그리고 그것 이상의 것과의 서바이벌이 시작된다.

스틸 컷= 늑대사냥(Project Wolf Hunting)
스틸 컷= 늑대사냥(Project Wolf Hunting)

포스터만 보면 짐승이 된 종두(서인국)의 이야기로 짐작되지만 그 이상의 괴물(이하 알파)의 등장으로 그 존재는 미비해진다. 사실 ‘고통참기 대회’도 아니고 심약한 사람은 이 영화에 보는 것에 대해 주의 할 것을 당부한다. 보고 있자니 ‘프랑켄슈타인’이 떠오른다. 맞다!

강력범죄자들을 비밀리에 연구하는 이야기. 태평양 한가운데 지옥에서 ‘서바이벌’해야 하는 이야기. 이 지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 인간에 의해 실험체가 되고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 살아오는 삶,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선박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사라진다.

이야기에 또 이야기를 넣고 예측 가능한 클리세를 없애려 하고, 초반의 디스토피아적 과감한 시도들은 재미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을 주는 힘을 잃고 ‘피칠갑’만 기억나는 것은 좀 아쉽다.

자극적인 장면도 패턴화 되고 여러모로 마음이나 눈으로도 조금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마녀>도 상당히 수위가 높았는데 이것은 좀 ‘어나더 레벨’이랄까.

연기력으로 극의 개연성을 어물쩡 넘어가려는 시도도 보인다. 인물의 배경이나 스토리 개연성은 좀 부족하지만 ‘생존 시리스’와 ‘고어물’에 강한 사람은 좋아할 것 같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또 무서운 존재인지 알게 해주는 영화. 피 튀기는 영상, 보는 내내 불편하게 관객들을 사냥했던 <늑대사냥> 무거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서니 이와 무관하게 펼쳐진 평온한 가을 햇살에, 마음이 조금 편해진 기분이었다.

포스터= 늑대사냥(Project Wolf Hunting)
포스터= 늑대사냥(Project Wolf Hunting)

 

 

*글쓴이: 전아름

2017년 국민일보에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청소년의 삶과 성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2019년 <비판적 실천을 위한 교육학> 공저로 참여하였다. 따뜻한 세상을 위한, 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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