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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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 프레스콜이 지난 12월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배우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전미도 김지현 린아, 프로듀서 신춘수가 참석해 질의응답을 함께했다.

불안과 공포가 가득했던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영국. 젊고 재능있는 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아내 루시, 어린 딸 조안나와 행복한 삶을 누리던 중 자신의 아내를 범한 터틴 판사가 씌운 누명으로 인해 멀리 추방당한다. 

이후 15년이 지나 스위니토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와 원래 살던 집 아래층에서 파이 가게를 운영하는 러빗 부인의 도움으로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복수를 꿈꾼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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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딸 조안나가 터틴 판사의 수양딸로 끌려간 상황에 복수심은 인간 전체를 향하게 되고, 러빗 부인과 위험한 동행을 시작하다는 이야기로 이발소에 발을 들인 자는 살아나가지 못하고, ‘새로운 고기’로 만든 러빗 부인의 파이는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이 남긴 걸작이다. 그는 1954년 뮤지컬 ‘토요일 밤’을 시작으로 반세기 동안 브로드웨이에 공헌하면서 여덟 번의 토니상을 수상했고,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퓰리처상,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섭렵하는 대기록을 남긴 대가로, 지난해 11월 26일 별세했다. 그가 남긴 ‘스위니토드’는 무대화하기 쉽지 않은 ‘스릴러’ 장르를 매력적인 스토리와 흥미로운 캐릭터, 블랙코미디의 조합으로 연출해냈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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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2016,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공연의 특징은 특유의 불협화음이 자아내는 공포감과 스산한 분위기다. 1873년 우연히 연극 ‘스위니토드’를 접하고 자신의 음악 세계를 제대로 선보일 역작이라 생각한 손드하임의 절실함이 녹아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는 작품에 참여하는 모든 배우가 함께 선보인 주요 장면 시연과 간담회 자리로 이어졌으며, 신구 캐스트가 어울려 만든 조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구성됐다. 3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타이틀롤인 스위니토드 역을 모두 새로운 배우로 캐스팅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번 시즌 스위니토드는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이 맡게 됐다. 반면 스위니토드의 ‘아찔한 파트너’ 러빗부인 역은 각각 초연과 재연에서 같은 역을 연기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전미도, 김지현, 린아가 다시 맡았다. 이밖에 터핀 판사 역을 맡은 김대종과 박인배를 비롯해 진태화, 노윤, 윤은오, 윤석호, 최서연, 류인아 등이 같이 무대에 오른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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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에 개막해 이미 프리뷰와 본공연을 선보인 만큼 배우들 사이 호흡과 캐릭터 해석도 눈부셨다. 주요 장면 시연을 마친 후 곧바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신춘수 프로듀서와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전미도, 김지현, 린아가 참석했다. 이날 신춘수 PD는 3년만 돌아온 '스위니토드'에 대해 "2019년에 했던 프로덕션을 다시 선보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신 PD는 "작품을 매번 만들 때마다 새로운 해석과 분석을 한다. '스위니토드'의 캐릭터들은 전세계 배우들이 하고 싶어 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캐릭터가 다루는 이야기가 굉장히 흡인력 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는 새로운 배우와 기존에 함께 했던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하나씩 분석해가면서 작품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준비했다. 놀랄 만한 퍼포먼스를 보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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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위니토드’로 이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 강필석은 배역을 연기할 때 에너지를 분출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불협화음과 관련해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플레스콜에서 강필석 배우(스위니토드 역)는 “정확한 음정을 익히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뮤지컬이었기에 한 달간 시간을 들였다.

알 수 없는 변박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음의 진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정확한 음정 습득을 통해) 음악이 말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며 “연습하면 할수록 손드하임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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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날개를 달아준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멜로디를 사용하되 가사를 반복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노래 가사가 노랫말을 넘어 배우의 말로써 ‘대사’의 기능을 해야 한다는 손드하임의 철학이 반영돼 사회풍자 블랙코미디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무의식적으로 이전 멜로디를 기억하는 관객에게 변화무쌍한 상황과 캐릭터를 제시하며 편안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특히 1막 마지막 곡인 ‘A Little Priest’에서 스위니토드와 러빗 부인이 주고받는 대화에는 언어유희를 통해 사회 부조리 풍자가 날카롭게 드러난다.

1868년 산업혁명에 따른 인간 경시의 공포가 작품에 잘 반영됐다. 최근 더욱 다양한 캐릭터 변신으로 큰 사랑을 받는 신성록은 ‘스위니토드’로 무대에 서게 돼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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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공연 일정이 겹쳐 작품을 앞서 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배우들이 워낙 해보고 싶어 했던 만큼 좋은 뮤지컬일 것이라 예상한 그대로라고도 했다. 그는 같은 배역을 맡은 강필석과 이규형에게 많은 자극과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관객분들이 꼭 보길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규형은 평소 휴대 전화 사진에도 호랑이 사진을 걸어둘 만큼 배역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그는 “상처받은 호랑이, 철창 안에 갇힌 맹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려고 했다”며 “연출님께서 시작부터 강한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6년 만에 러빗부인으로 돌아온 전미도도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전미도는 오디컴퍼니 프로덕션 뮤지컬 ‘스위니토드’ 초연 때 같은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는 2016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러빗부인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전미도는 “많은 작품과 그 안에 속한 인물들을 좋아하지만, 특별히 러빗부인은 더 즐겁게 했던 역할이다 보니 항상 그리웠다. 특히 인물이 희로애락을 다 표현할 때 더 재미를 느낀다”며 러빗부인이 그런 역할이다.

재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마침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출산 이후 복귀작으로 ‘스위니토드’를 선택한 린아 역시 체력적으로 힘든 만큼 더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린아는 “(극 중) 상황 자체가 상식적이거나 올바르지 않은데, 인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데서 말도 안 되게 다가오는 재미가 있다”라며 “이전에는 이 작품 제의가 다시 들어오면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면서 시험 보듯 했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더 즐기고 있다”고도 했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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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즌에 이어 다시 러빗부인으로 합류한 김지현은 좋은 긴장감이 생겼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렇게 긴장되지 않았던 첫 공연은 처음이었다. 모두 다 익숙한 장면들이라 어느 날 똑같이 나와서 다시 공연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전에는 실수에 대해 심한 강박을 느꼈는데, 이제 인물과 상황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전했다.

'스위니토드'는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토니 어워즈 8개 부문, 올리비에 어워즈 9개 부문을 휩쓴 작품으로, 이후에도 오리지널 프로덕션 뿐만 아니라 런던 프로덕션,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프로덕션까지 해외 유수의 상을 꾸준히 수상하며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6년 한국뮤지컬어워즈 3관왕, 예그린어워드 수상과 함께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와 이데일리문화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스테디셀러 스릴러 대작으로 평가 받았다. 본 공연은 2023년 3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제공.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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