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친정엄마'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고혜정 작가,김재성 연출,허수현 음악감독,김수한 안무감독과 배우 김수미, 정경순, 김서라, 김고은(별), 현쥬니, 신서옥, 김형준, 김도현, 김혜민, 박지아, 최정화, 한세라 등이 참석했다.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후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친정엄마’ 초연부터 작품에 참여한 김수미가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다”며 ‘친정엄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따뜻한 가족애와 감동적인 스토리라인을 유지하면서도 작품의 크기를 한층 업그레이드, 12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이날 '친정엄마'는 하이라이트 시연으로 '어쩌다 마주친 그대', '사랑은 유리 같은 것', '오! 허니', '무조건' 무대를 선보였다. ‘친정엄마’는 고혜정 작가의 동명 수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다툼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초연이라 14년간 사랑 받아온 창작 뮤지컬이다. 고혜정 작가는 “특별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작품을 집필한 건 아니다.

자전적 이야기인데, 한글도 모르는 엄마가 조금 튀는 딸을 키우면서 굉장히 애를 많이 쓰셨다. 결혼하게 딸을 키워보니 엄마에게 미안했다.

차마 말을 못해 일기처럼 썼던 걸 책으로 냈고, 뮤지컬이 됐다. 14년 전에는 이 작품을 과연 좋아해줄까 불안했는데, 14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3년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은 기존 중소극장에서 공연되던 작품의 크기를 스케일업했다. 기존 스토리라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님과 함께’, ‘사노라면’ 등 7080 감성을 자극시킬 명곡을 활용한 넘버로 구성된 작품에 5개의 창작 넘버를 추가했다.

김재성 연출은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나 역시 엄마가 있는 아들이기 때문에 어떤 세대든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고 했다.

여기에 더해 보러온 관객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꼈으면 했다. 다행히 관객들에게 합격점을 받은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마(김봉란) 역에 김수미 정경순 김서라, 딸 미영 역에 김고은(별) 현쥬니 신서옥, 사위 역에 김형준(SS501) 이시강 김도현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김수미는 “며느리 서효림이 결혼 전에도 ‘친정엄마’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하고 딸을 낳고 보니까 눈물이 많이 났다더라. 분장실에 눈이 빨개져서 왔더라”고 말했다.

앞서 서효림은 자신의 SNS에 “여러 번 본 공연이라 무덤덤하겠지 했다가 창피하게 대성통곡하고 나올 뻔”이라며 “역시 엄마는 엄마. 4년 전 공연보다 더 와닿는 이유는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기 때문이겠지. 존경스러운 우리 마미 수미쌤”이라는 관람 후기를 남겨 화제를 모았다.

서효림은 2019년 김수미 아들이자 나팔꽃 F&B 대표 정명호와 결혼,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김수미와 같은 역을 맡은 김서라는 “6년 전 공연을 봤는데 ‘나도 나중에 저런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섭외를 받으니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

고혜정 작가와 통화를 하면서 힘을 얻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처음에는 리딩도 못하고 김수미 선생님이 하는 걸 보기만 했다. 조금씩 연습을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정말 공연하게 돼 감사한 마음 밖에 없다”고 남다른 출연 소감을 밝혔다.

김고은(별)은 14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는 “14년 전에 섰던 뮤지컬은 대사 없이 댄스와 노래만 있었다. 맛만 봤다고 할 수 있다.

21년차 가수지만 뮤지컬 배우로는 신인이다”라며 “제대로 된 작품에서 훌륭한 선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귀한 경험 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남편 하하가 나보다 더 떨려한다. 아직 공연을 못봤는데, 조만간 공연에 오겠다고 했다”면서 “어디에라도 후기를 올리라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김수미는 자신에게 ‘친정엄마’가 어떤 의미인지 고백했다. 그는 “18살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당시 대입 준비 중이었는데, 시험이 대한 생각이 앞섰었다.

한으로 남고, 지금고 그립다”며 “이 무대에서 엄마를 부르고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리 감정을 빼려고 해도 눈물이 난다. 일주일에 몇번씩 눈물을 쏟고나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내가 엄마를 애타게 그리워하니까 고혜정 작가를 통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전원일기’와 ‘친정엄마’는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을 정도로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라고 ‘친정엄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수미는 “공연 20분 전에 배우들과 함께 파이팅할 때 얘기한다. 오늘 오신 관객들은 살아 내느라 지쳐있다. 우리는 가슴에 영양제와 진통제를 놔주는 간호사다”라며 “이전보다 체력이 떨어진 걸 확실히 느낀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정도로 혼신을 다해서 연기하고 있다. 노인네가 애 쓰고 있다. 공연을 보러오신 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후배 배우들 또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신혼 5개월 차라는 신서옥은 "저는 이상하게 상견례 장면에서 엄마 얘기를 들을 때 감정이 훅 들어올 때가 많았다.

다툼이 생기고 언쟁이 쌓일 때 아무 말도 못 하고 그걸 지켜만 보는, '이 자리만 없었으면 엄마가 이런 면박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저는 아직 아기를 낳아본 적이 없고, 경험해 본 건 상견례와 결혼인데, 상견례 신에서 항상 울컥함이 크게 오더라"라고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전했다.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뮤지컬 '친정엄마'. (사진=수키컴퍼니 제공)

시어머니 역할의 최정화는 "쾌감이 들더라. 얼마 전에 공연에서 정말 쾌감을 느꼈다. 객석에서 20명 정도 되는 관객분들께서 '어흐' 하는 반응이 있었다.

쾌감이 들었다"라며 너스레를 덧붙였다. 한세라 또한 "친정엄마 역은 맡고 싶지 않다. 객석에서 제 욕을 하실 때 그렇게 즐겁더라. 저는 제 아들을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 욕 얻어 먹어도 좋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위 역의 김도현은 "소극장 무대에만 서 보고 대극장 무대에서는 처음 공연을 해보는 건데, 어렸을 때부터 봤던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가문의 영광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SS501 출신 김형준은 "사위이자 남편 역할이 어떻게 보면 정말 지질해보이지 않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진짜 저인 줄 알았다.

작가님께서 '저를 생각하셨나'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고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기회가 와서 제 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14년 전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무례하고 고압적인 시어머니와 마냥 헌신적인 친정엄마 등 일부 인물 설정은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님과 함께', '어쩌다 마주친 그대', '사노라면'부터 '사랑스러워', '허니' 등 세대를 아우르는 히트곡으로 채운 무대와 배우들의 열연이 그 빈 자리를 메운다. 뮤지컬 ‘친정엄마’는 오는 6월 4일까지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