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를 결심한 ‘성민’이 친구 ‘진우’와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기분 좋은 마음 여행 출가 로드무비 <오늘 출가합니다>의 김성환 감독이 영화 시작부터 캐스팅, 촬영 비하인드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전격 공개했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Q.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A. 진우 역의 모델이 된 박준호 프로듀서는 원래 친한 선배다. 어느 날 출가하는 친구를 경상북도 어느 절 앞까지 바래다주고 서울 가는 길에 나와 만났다.

밤도 늦어 다음날 서울로 출발하기로 하고 막걸리 한잔하며 친구를 절까지 바래다준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자리에서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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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특별한 기획 의도가 있는지

A. 기후 위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히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가치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전환의 의미를 우리 삶에서 찾아보았는데 ‘출가’와 닮아 있었다.

'출가'와 '가출'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옳다고 생각했고 또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이 과연 무엇을 향해 왔는지 생각해 보고 다시금 공존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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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캐스팅 과정에 대해

A. 성민 역엔 처음부터 양흥주 배우를 생각했다. 하지만 삭발이라는 큰 부담이 있어 조심스레 출연 제의를 했는데 “원래 삭발 많이 했어요”하며 흔쾌히 'OK' 하였다.

그리고 진우 역 캐스팅이 조금 어려웠는데 몇 분 오디션을 보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현업에서 활동하는 나현준 PD를 캐스팅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당시 나현준 PD는 단역이라 생각하고 오디션에 왔는데 확정 후 주연이라는 말을 듣고 “못하겠어요”하며 부담스러워했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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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로케이션, 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A. 실제 여행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며 영화를 완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촬영 일정도 시나리오 순서대로 잡았고 현장에서 떠오르는 이야기를 최대한 반영했다.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은행나무 씬도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서 고목을 찍은 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찍었고 진우가 차박 하는 씬도 여행을 끝내지 못한 진우의 마음이 느껴져 촬영 마지막 날 즉석에서 추가 촬영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이 있다면 계곡 씬으로 안전과 감정을 모두 고려했기에 헌팅에서부터 촬영까지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출가에 실패하고 쓰러져 자는 아빠 옆에 쪼그려 자는 도희를 보고 나온 진우가 코란도를 운전하는 장면인데 나현준 배우가 “감독님 울고 싶어요”라고 말하길래 그러자고 하고 같이 울며 찍었다.

그 차엔 나 배우와 나만 타고 있었다. 영화가 완성되고 스탭들이 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배우의 진심이 담긴 연기를 기다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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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월성> 이후 첫 장편 극영화 <오늘 출가합니다>로 돌아왔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연출의 차이점으로 느낀 부분이 있다면

A. 나의 영화 인생은 대학 시절 16mm 단편영화 촬영감독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두 작품을 함께 하며 영화 탄생 과정을 배운 뒤 단편영화를 여러 편 연출했다.

대표작으로 <개나리꽃>(16mm/50분)이 있는데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 후 운명처럼 김동원, 김태일, 오정훈 선배님을 만나 푸른영상에서 다큐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시 극영화를 만들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배우 연기에 관한 판단이었다.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연기 연출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극영화처럼 직접 연기 지시를 내리거나 어떤 감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큐에서는 촬영이 진행되면 어느 순간 주인공이 카메라(즉, 감독)를 믿게 되는 순간이 온다.

주인공이 비로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진심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이 순간이 오기를 담담히 기다리는 것이 어찌 보면 다큐 감독의 연출 의도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극영화는 컷마다 매번 감독의 의도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라 꽤 부담되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순간순간 연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배우를 믿고 그가 그 역에 빠져들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갔다. 배우의 변화를 기다리며. 결국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데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출연자의 진심인 모습을 바라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

스틸= 오늘 출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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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봉 소감과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는지

A. 한편의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즐거웠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관객분 들께도 재미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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