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스틸 컷=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THE POPE’S EXORCIST)
스틸 컷=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THE POPE’S EXORCIST)

가톨릭 신자이면서 영화애호가로 본 영화<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의 리뷰를 달기에 앞서 애호가의 입장에서 써야할지 가톨릭 신자의 입장에서 써야할지를 잠시 동안 고민했다. 하지만 구분하지 않고 느낌가는대로 쓰기로 했다. 가톨릭 신자나 영화애호가는 같은 사람이니까.

영화<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은 바티칸이 인정한 공식 구마사제 '가브리엘 아모르트'(러셀 크로우)가 어린 소년에게 들린 최악의 악마를 퇴치하면서 바티칸이 숨겨온 비밀과 마주하는 충격 실화 공포 영화로 실제로 구마사제였던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의 실화를 담았다.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는 1925년 이탈리아 태생으로 1954년에 사제 서품을 받는다. 그가 구마사제로 활동한 것은 1986년도부터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국제 구마사제 협회장을 맡았고, 이후에도 꾸준히 구마사제로 활동하다가 지난 2016년 선종하셨다.

영화는 일반적인 엑소시즘 영화의 플롯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가 악마에 씌임 -> 주인공 구마사제가 찾아감 -> 한번 실패함 -> 구마 성공! 이 루틴이다. 이렇기 때문에 엑소시즘 영화는 자칫하면 진부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엑소시스트>도 그랬고 <검은 사제들>도 그랬듯이 연출이나 대사에서 각자가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중간 중간 깨알 같은 요소들이나 대사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많다.

포스터= 검은사제들
포스터= 검은사제들

특히 대사나 등장인물의 행동에서 감독이 가톨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악마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인간의 마음을 유혹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부분에서 특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구마의식을 하거나 연출적인 부분에서 유치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있었다.(시사회 도중 여기저기서 푸흡 하는 웃음소리가 들린 걸로 보아)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갑자기 삼류 만화영화처럼 조잡한 3D 연출이 나온다. 여지껏 잘 진행되다가 갑작스런 전개에 의문 가득한 심정으로 봤지만 비추천은 절대 아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악에 관련된 습관을 왜 끊어버려야 하는지 다시금 상기시키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며 킬링 타임용 호러 무비로 적격이다. 상상했던 거보다는 잔인하거나 무섭지 않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영화 초반에 가브리엘 신부와 루뭄바 추기경과의 대화이다.

가브리엘 신부가 “왜 미카엘 대천사는 사탄을 죽이지 않았을까요?” 라는 질문에 추기경은 “칼끝에 자비를 두었기 때문이지.” “하느님의 사랑이란 그런 거야.”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하자 가브리엘 신부는 “신의 사랑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인간의 선택뿐이군요”라고 말을 한다.

이어 추기경은 “우리 모두는 심판 받을 거야.” 라고 하자 가브리엘 신부는 “얼마나 사랑하고 왔는지 심판 받겠죠” 라고 말한 부분이 인상 깊었던 대사였다. 5월 10일 메가박스 단독 개봉.

스틸 컷=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THE POPE’S EXORCIST)
스틸 컷=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THE POPE’S EXORC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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