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아기공룡 둘리’의 하나뿐인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디지털 복원한 작품으로 시대와 세대를 잇는 걸작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 어버이날인 5월 8일(월)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이자 극장판 제작과 연출을 총괄한 김수정 감독이 참석했다.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김수정 감독은 27년 만에 리마스터링 버전의 스크린 개봉을 앞둔 소회와 원작 및 극장판, 한국애니메이션의 미래 등 작품 안팎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먼저, 김수정 감독은 “지난 4월 22일이 둘리가 태어난 지 4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난 40년 동안 둘리를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둘리와 고길동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처럼 원작자로서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에 대한 물음에 김수정 감독은 “둘리나 고길동을 대하는 마음은 변함없다.

앞으로도 여러분이 둘리를 사랑해주신다면 저 또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끌어내겠다.”라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이어진 고길동 외전에 대한 질문에는 “특별히 고길동만을 위해 계획한 것은 없다. 극장판으로 기획했던 시나리오를 여건상 출판만화로 준비 중이다. 빠르면 내년쯤 선보일 그 작품 속에서 고길동의 역할을 기대해 달라”며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근 30년 만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작품을 다시 보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이리 뛰고 저리 뛰었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당시 정말 열악한 상황 속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많은 제작진이 힘을 모아 한국 애니메이션의 영광과 발전의 기치를 걸었던 열정을 보는 것 같았다. 다시 한번 열정을 되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작품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정체 요인에 대한 질문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시장이다.

 

스틸 컷=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스틸 컷=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애니메이션의 제작비 대비 흥행에 대해 투자자들의 입장이 회의적이다 보니 발전될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에 대해 “K-문화가 나아가는 방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은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다.

 

그 기조는 아마 웹툰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문화가 답보상태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한국 웹툰이나 웹소설은 이야기의 구조가 굉장히 자유롭다. 이것이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진다면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틸 컷=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스틸 컷=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둘리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인기 비결에 대해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둘리가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비교적 둘리나 주변 캐릭터들이 현실적이지 않은가. 물론 판타지도 있고 엉뚱한 이야기도 있지만 기본 상황이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어 우리 삶과 연계되면서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서, 작품 및 캐릭터 구상에 대해서는 “제 작업 스타일은 뭔가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이야기 바탕을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O달자의 봄’은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취재했고, ‘날자! 고도리’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로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곳들을 찾아다녔다.

과거에 만화가 비현실적인 것으로 폄하됐는데, 나로부터 시작해서 내 가족, 우리 이웃까지 폭을 넓혀가다 보니 삶과 밀착된 이야기를 만들었고 둘리도 비슷한 맥락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둘리는 쌍문동이 배경이다.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사진=‘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 김수정 감독

작가가 막연히 상상하면 이야기를 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 마이콜의 경우는 처음 쌍문동에서 자취할 때 옆집에서 늘 노래 부르던 총각이 모델이다. 고길동은 30대, 40대 한국 가장의 모습, 둘리는 7세 전후 아이의 패턴으로 그려졌다.

특수한 1인이 아니라 보편적인 우리 삶의 모습이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극장판 구상에 대해 “독자적인 스토리텔링보다는 둘리의 연재 과정에서 과거나 미래로 가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재미있는 부분들을 뽑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판타지가 할리우드 스타일에 젖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우리의 정서와 또 아이들이 생각하는 상상력으로 가져올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 아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계가 무엇인가를 작가의 영감으로 풀어나갔다.

사진= 간담회 시작 전 모습
사진= 간담회 시작 전 모습

그래서 우주에서도 쓰레기 문제, 핵충, 공중전화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이어서 성인이 된 관객들에게 “이야기는 변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의 입장이나 환경이 바뀌었을 뿐이다.

27년 전 그 시절 좋아했던 둘리와 함께 천진난만한 추억 속으로 다시 한번 돌아가 줬으면 좋겠다. 이제는 둘리와 고길동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추억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김수정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 원작자, 제작자 입장에서 새로운 작품으로 여러분을 찾아뵙지 못한 점이 굉장히 아쉽다. 다시 한번 추억여행을 떠나 주셨으면 한다.

어린이었다가 30대, 40대, 50대가 되신 분들도 놓치지 마시고 추억을 소환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둘리를 사랑해주시면 힘내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오겠다.”라는 당부와 인사를 전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상영시간 84분. 5월 24일 개봉.

사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사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사진= 아빠를 기다리는 둘리
사진= 아빠를 기다리는 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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