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맛이 살아있는 대사들이 작품이 주는 재미

 

13일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 김동연을 비롯해 배우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임소하(임혜영) 김아선 김현진 윤지영 장예원 선우 윤나리 윤정열 김승용 황두현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부와 지위,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안하무인 격의 상류층과 1900년대 초반 계급사회였던 영국의 시대상을 풍자한다.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당시 사회상을 풍자하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로이 호니먼의 소설 『이스라엘 랭크-범죄자의 자서전』(1907년)을 원작으로 한다.

2014년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의 4대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로 선정되어 이른바 뮤지컬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작품.  

 

주인공 ‘몬티 나바로’는 어느 날 갑자기 가난하게 살아온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복수와 지위 상승을 위해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로 한 ‘몬티 나바로’는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기발한 방법으로 한 명씩 “제거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코미디 장르 작품들이 지니는 단순한 드라마 라인과 달리 유기적인 서사 구조로 웃음을 유발하는 세련된 코미디이다. 세련된 블랙코미디 뮤지컬이 탄생했다.

무대의 막이 올라가는 순간, 코미디와 웃음이 가득한 판타지로 관객을 이끄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이야기다.

기상천외한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며, 대한민국 정서에 맞게 수정된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들이 작품이 주는 재미다.  

 

김동연 연출은 "제일 중요한 건 '젠틀맨스 가이드'가 코미디 장르라는 거다. 사실 코미디가 우리나라에서 그리 강하지 않지만, 뮤지컬이야 말로 코미디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장르다. 고전 뮤지컬 중에도 코미디가 많았고, 그런 점들을 클래식하게 살리려 했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극은 주인공 몬티 나바로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기존 브로드웨이 원작 공연과는 다른 방식을 선택해 무대에 올려진 몬티의 회고록을 읽어나가는 극 중 극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무대 디자인 역시 책장을 넘기는 듯한 과정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김 연출은 "사람을 죽이는 설정이 있음에도 웃음이 나는 희극성을 유지해야 한다.

사건을 실제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희극적인 요소로서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책상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처럼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김동완(신화), 유연석, 서경수가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수려한 외모와 번뜩이는 재치를 겸비한 몬타 나바로 역에 캐스팅 됐다. 

 

뮤지컬 ‘헤드윅’, ‘벽을 뚫는 남자’에 출연하며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은 유연석은 이번 작품에서 젠틀함 그 자체의 ‘몬티 나바로’를 “유연석표”코미디로 재해석한다.

그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이 끝나자마자 떠난 미국 행 비행기 안에서 대본과 음악을 보고 들은 후 작품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유연석은 “드라마가 끝난 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너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2주 정도 지났을 때 ‘이 정도 쉬었으면 됐지. 한국 가서 좋은 작품 참여해야겠다’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동완은 “신중하게 선택한 작품이다” 며“ 같이 하는 배우들인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등 뮤지컬 배우들이 든든해서 제일 끌렸다”고 전했다. 

 

김동완은 연습 중 위험천만했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연습을 하던 중 사람이 아니고 LED가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를 계기로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심 사고가 액땜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삼가 LED의 명복을 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경수는 "정말 기쁘고 설렌다. 하루하루 즐겁다. 행복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 관객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지상 역시 "정말 기쁘고 설레고 즐겁다. 모든 멤버 여러분, 스태프, 배우들 모두 고생 많았다. 그 결과를 1월까지 선보일 거다. 잊지 못할 추억도 많다. 피와 땀을 흘린 모든 분들의 고생과 성과를 지켜봐주길 감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아선은 "많은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임소하는 "참여하게 돼 감사하고 행복하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은 다이스퀴스 가문 1인 9역을 연기한다. 특히, 9명의 ‘다이스퀴스’ 가문 후계자들을 단 한 명의 배우가 소화해내는 열연은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가 가지는 백미다.

‘다이스퀴스’는 ‘멀티 롤(Multi role,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배역)’ 캐릭터로 극의 맛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젠틀맨스 가이드’한국 초연을 위해 대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직역 대신 원작의 정서를 해치지 않으면서 한국 정서에 맞는 단어와 어휘를 신중하게 사용했다.

9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보여주는 한지상의 재치 넘치고 기발한 표현력은 작품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특히 진지한 이미지에서 뿜어 나오는 유머 감각은 ‘다이스퀴스’라는 캐릭터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한지상은 “이 작품이야 말로 상부상조가 빛나고 너무나 섬세한 작품이다.” 며 “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우리만의 한국화가 필요해, 우리만의 매력으로 승부했다. ”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유려한 말솜씨를 뽐낸 한지상은 “스펙트럼을 끊임없이 넓히고 싶다. ” 며 “넓어지고 싶은데 갈 길이 멀다.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마블의 17번째 영웅으로 할리우드에 캐스팅된다면 진심으로 변신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은 연장선이다.”는 자신의 배우 방향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일명 ‘해롱이’라고 불리는 ‘한양’ 역을 비롯하여 ‘비밀의 숲’과 ‘라이프’ 등에서 열연하며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규형 역시 ‘다이스퀴스’를 연기한다. 

이규형은 “1인 9역이라는 점이 끌렸지만, 막상 연습에 돌입해선 한국식 정서로 수정하느라 계속 바꿔 쉽지 않았다. 아직도 찾아가는 중”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오만석은 “의미 있고 보람이 있는 과정이다”라며 작품 준비과정에 대해 말했다. 그는“1인 9역이라 짧은 시간에 옷을 갈아입어야 해서 무대 위보다 바깥에서 더 바쁘다. 옷 갈아입는데 정신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한 가족의 핏줄이면서도, 다르지만 같은 결의 인물이라는 것도 보여줘야 해 숙제였다. 목소리, 외모, 제스처 등의 변화를 통해 아직도 찾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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