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2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유니플렉스 1관에서 뮤지컬 '멸화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우진하 연출, 마창욱 음악감독, 이정연 작곡가를 비롯해 출연진들이 참석했다

뮤지컬 ‘멸화군(시작프로덕션 제작)’은 조선 시대 세조 13년, 정원 50명으로 24시간 화재를 감시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소방대원이자 국가 조직인 멸화군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멸화군 이전에 창설된 금화군이 있었으나 1467년 한양 대화재 이후 대화재에 취약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멸화군으로 개편되었다.

불을 극도로 무서워하던 시대에 방화로 일어난 대화재. 작품은 여기에 착안, 상상력을 보태 의문의 연쇄 방화범을 추적하며 자신만의 사명을 지켜나간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 범죄 추적 드라마로 탄생했다.

뮤지컬 ‘멸화군’은 2017년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을 통해 리딩 공연으로 개발되어 2019년부터 시작프로덕션과 작품 개발 과정에 돌입했고,

2020년 창작산실-올해의 신작 후보로 선정돼 두 차례의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드라마와 캐릭터들의 전사를 보완하고 뮤지컬 넘버를 개편하는 등 수정작업을 거쳐 2021년 10월 초연했고, 마침내 올해는 확장한 스케일로 선보이게 됐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멸화군이 되고 싶다면 이 물동이 5개를 들고 사다리에 올라 종을 울려 보거라." 조선 최초의 소방관 멸화군이 되었다는 벅찬 마음을 품은 신임 천수는 훈련 첫날부터 주어진 임무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선임 멸화군은 진화 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고민하던 그는 동아줄로 물동이를 엮어 무작정 몸에 매달고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한다.

뮤지컬 '멸화군'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조선시대의 소방관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늠름한 소방관의 모습은 1467년 대화재가 발생한 뒤 멸화군이 탄생했다는 한 줄의 기록에서 탄생했다.

뮤지컬 ‘멸화군’은 초연부터 다음 시즌의 디벨롭을 예고한 바 있다. 앙상블의 도움이 없어 애초 ‘멸화군’이라는 제목이 기대하게 하는 역동성을 풀어내기에 역부족이었는데, 올해는 멸화군 대원들을 추가하고, 일부 기존 넘버를 빼고 새로운 넘버 9개를 추가하여 러닝타임도 90분에서 140분으로 길어졌다.

세트 역시 초연이 단 세트였다면 재연은 세트의 질감을 달리하고, 이동식 세트를 추가하는 등 작품 전반의 스케일을 확장했다.

우진하 연출은 프레스콜에서 "조선시대 최초의 소방관이라는 이유로 멸화군에 끌렸다"며 "대화재가 방화였다는 기록을 보고 방화는 어떻게 일어나게 됐을까 상상하며 만들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창작진은 멸화군의 훈련과 진화 작업에 대한 자료를 참조하고 상상력을 활용해 장면을 만들어갔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이날 진화 작업은 시연되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사료에 따라 진화 작업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도끼와 쇠갈고리로 지붕을 부수고, 물에 적신 천을 감싼 막대로 불을 제압하는 과정이 작품 속에 구현됐다.

우 연출은 "2021년 초연 당시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던 장면이 불 끄는 장면이었다"며 "초연에는 화재를 진압한 뒤 상황만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멸화'라는 넘버를 추가해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화재를 묘사하기 위해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타오르는 불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소방관이 느끼는 긴박감을 표현했고, 무대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로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우 연출은 "불을 표현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공연에서는 멸화군이 소중하게 여기는 멸화일지를 활용했다. 종이가 불에 잘 타는 소재라는 점도 살리고, 멸화군이 지켜낸 일상을 기록해나간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밝혔다.

우 연출은 "2021년 초연 당시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던 장면이 불 끄는 장면이었다"며 "초연에는 화재를 진압한 뒤 상황만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멸화'라는 넘버를 추가해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무대에서 화재를 묘사하기 위해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타오르는 불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소방관이 느끼는 긴박감을 표현했고, 무대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로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우 연출은 "불을 표현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공연에서는 멸화군이 소중하게 여기는 멸화일지를 활용했다. 종이가 불에 잘 타는 소재라는 점도 살리고, 멸화군이 지켜낸 일상을 기록해나간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밝혔다.

무대도 변화했다. 초연 땐 사선 무대를 활용했는데, 이번엔 종이의 느낌을 살렸다. 우 연출은 "멸화군이 제몸처럼 소중히 여기는 '멸화일지'를 무대로 구현했다. 작품을 관통하는 상징적인 소품이다. 종이가 불에 잘 타는 소재인데, 멸화군이 그 한장 한장을 소중히 지켜가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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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재에서 무고한 백성과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는 동시에 연쇄 방화 사건을 날카롭게 추적하는 멸화대장 '중림' 역은 박민성, 조성윤, 고상호가 맡았다. 형을 잃고 그 뒤를 이어 멸화군이 된 신입 멸화군 '천수' 역은 최재웅, 김민성, 이석준이 연기한다.

중림(고상호·조성윤·박민성)은 무고한 백성과 동료들을, 천수(최재웅·김민성·이석준)는 하나뿐이던 가족인 형 만수를 잃었다. 대가댁 아씨였던 연화(김청아·안유진)는 모두를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

중림 역의 조성윤은 “텍스트에 충실하며 명확한 사건 사고에 집중했다”고, 고상호는 “당시의 소방관들도 지금 소방관들과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대화재를 겪고 나서 변화된 중림의 심정을 무대 위에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고상호는 "당시 멸화군들도 지금의 소방관들과 비슷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화재를 겪고 나서 변화하는 중림의 심정을 중심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천수는 형 만수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순수함에 방점을 뒀다. 사건을 겪으며 점차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가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연화 역의 안유진 역시 "초연보다 연화의 서사가 많이 추가됐다"라며 "정치적으로 희생된 집안의 딸이다. 불로 피해당한 것을 불로 갚아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걸 자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변화를 언급했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김청아는 연화에 대해 “자신의 신념을 위해 스스로가 지은 죄에 대한 죄책감도 덮어버리고 삶을 이어가는 사람”이라며 “그 중 천수를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평범한 하루 정도로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천수로 돌아온 최재웅은 “지난 시즌에는 만수 형 얘기가 많지 않아서 신입단원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드렸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형과의 관계성에 신경을 썼다”고 말을 보탰다.

김민성은 “천수의 순수함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만수 형, 중림, 연화, 강구(강동우·구준모·이기현) 등은 각자의 인생 속에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천수는 아직까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천수는 나름대로 철학을 세워나가는 인물이구나 싶었고 만수 형에게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생긴 순수함을 표현하는 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석준은 “연출님이 초반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난 궁금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순수함이면 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중림, 연화, 강구가 해주는 말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고 마지막에 그 철학을 찾아 형의 뜻을 이어가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뮤지컬 '멸화군' / 사진제공=시작프로덕션

마창욱 음악감독은 "초연 당시 없던 곡이 추가됐고, 기존에 존재하는 노래 중간 대사를 추가해 살을 붙이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앞서 불렀던 곡을 다르게 편곡해 부르는 리프라이즈 기법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예를 들어 극의 정점에서 방화의 죗값을 이야기하는 '한 발, 한 발'의 리프라이즈는 이번에 추가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작곡가는 "처음에는 단순히 소방관을 영웅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멋지게 작업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며 "인물이 지니고 있는 아픔,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묘한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모호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화재의 원인을 쫓는 멸화군을 따라가며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멸화군의 사명감을 부각한다. 우 연출은 "사명으로 지켜낸 하루하루가 쌓여, 더 나은 내일이 된다"는 말로 주제를 설명했다.

다만 이날 프레스콜에서 화재 현장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대사의 속도가 빨라 일부 대사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뮤지컬 '멸화군'은 책임감 강한 멸화대장 '중림' 역은 배우 조성윤, 박민성, 고상호가 맡는다. 의욕 넘치는 신입 멸화군 '천수' 역은 김민성, 이석준, 최재웅이 담당한다.

대화재로 피를 입은 헌신하는 '연화' 역은 안유진과 김청아가 소화한다. 또한 5년차 선임 멸화군인 강구 역에는 강동우, 구준모, 이기현이 캐스팅됐다. 공연은 오는 9월 10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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