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배우 신혜선과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타겟'(감독 박희곤)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수현은 신혜선이 주연한 영화 '타겟'(8월 30일 공개)의 주인공이다.

중고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한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직접 사기꾼을 잡기 위해 나선다. 인터넷에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던 그는 중고거래 앱에서 또 다른 사기를 치고 있는 '그 놈'을 발견한다.

그리고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이 사람 사기꾼입니다.' 그때부터 수현은 타겟이 된다.

그날 이후 수현에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무료 나눔을 하느냐는 전화가 쏟아지고, 시키지도 않은 배달 음식이 집에 도착한다. 급기야 누군가 집에 들어온 듯한 흔적도 발견한다. 수현은 일상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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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수현'에게 이입하지 못했다는 신혜선은 "직접적으로 죽음의 공포가 다가왔을 때, 각성을 한 것 같다. 일련의 사건들이 짧은 시간이다. 이사를 하고 그런 시간은 아닌 것 같다"라며 극 중에서 수현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박희곤 감독님도 이야기를 해주신 것이 큰일을 당하면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는 것 같다. 제 3자니까 알 수 있는데, 막상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자책감까지 가지게 되는 상황인 것 같다.

수현 역시 어떤 행동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 것 같다. 조금의 침해는 받았으니, 엄청난 노력을 들여서 집을 옮길 것까지는 못 했을 것 같다.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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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으로 중고 거래 관련된 피해가 있었냐고 묻자 "외할아버지가 보이스피싱을 당하신 적 있어서 되게 힘들어하셨다. 모으신 돈 전부를 모두 피해를 당하셨다. 들어보니, 복합적인 감정이 드신다고 하시더라. 자책감과 미안함, 범죄자들에 대한 분노를 느끼시더라"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각심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엊그제, 카드 번호가 뜨면서 해외 발신으로 신청이 접수되었다는 문자가 오더라. '국제에서 발신한 적이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해봤다. 눌렀다가 바로 껐다.

확인을 해보니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하더라. 수신 차단을 했던 경험이 있다. 며칠 전에는 '아빠 나야. 나 핸드폰 잃어버렸으니까 문자 줘"라는 문자가 왔다. 근데 난 아빠가 아니니까 걸려들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라며 다른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드라마 '철인왕후',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등에서 통통 튀고 입체적인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장르를 확장하는 배우 신혜선. 그는 "드라마는 긴 호흡에 대한 매력이 있다면, 영화는 2시간 안에 일련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호흡이 다른 것이 매력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장르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느냐고 묻자 "진짜 많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은 귀신이 나오는 공포물이다. 대리 만족 같은 것 같다. 공포 영화도 너무 무서운데 보게 된다. '심야괴담회'를 열심히 본다.

'타겟'을 찍을 때도 봤었는데, 재현 장면이 너무 무서웠는데 잘 때 생각났다. 그래서 불면증이 왔다. 공포물은 대리만족으로 하고 싶다. 섭외해주시면 좋겠다(웃음)"라고 이야기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찰진 연기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혜선은 "'이런 느낌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시나리오가 우연하게 들어오더라. 작품 내용보다 캐릭터를 연기할 때, 열정적이게 할 수 있는 것을 도전하고는 했다. 여전하기는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려고 하는 것 같다.

캐릭터성이 너무 뚜렷한 것들만 있다 보니 '타겟'처럼 '이번 생도 잘 부탁해'도 방향성이 좋았다. 캐릭터만 봤었는데 조금 다른 관점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이어 연기를 할 때, 가장 환희를 느끼는 부분이 언제냐고 묻자 "신이나 작품에서 '이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라는 것을 관객들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보는 관객들이나 시청자분들이 공감을 해주셨을 때, 좋은 것 같다.

시청자와 시나리오를 이어주는 중간 단계에 있는 것이 배우라고 생각해서 그게 잘 통했을 때, 기분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신혜선은 큰 사랑을 받는 소감에 대해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머리로는 내가 아직 팔팔하고 어리다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니까. 시간이 진짜 빠르다. 아직도 데뷔했을 때도 감정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10년 차가 되니까 몸이 말을 잘 안 따라줄 때가 생기더라. 나도 모르게 지칠 때가 있는데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서 파이팅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며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타겟'은 각종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다룬 적 있는 중고거래 사기 사건, 이른바 '그 놈 사건'을 모티브 삼아 만들어졌다. 유명 중고 거래 앱 월간 사용자가 1500만명이 넘는 시대에 말하자면 이 영화는 현실밀착형 스릴러다.

신혜선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장르물에 대한 욕심"을 꼽았다. "데뷔한지 10년이 됐는데, 아직 스릴러물을 경험하지 못했어요.

이 일을 그만 두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장르를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타고 다니는 차가 시속 80㎞만 넘겨도 무서워한다는 신혜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겟'을 선택한 건 한 사람의 생활을 조금씩 파괴하며 서서히 옥죄어 오는 두려움을 표현해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신혜선이 '타겟'을 선택한 다른 이유 역시 도전하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앞서 출연한 영화·드라마에서 캐릭터가 명확한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결백'(2020)에서 그랬고,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2023) '철인왕후'(2020) '사의 찬미'(2018) 등에서도 그랬다.

이런 캐릭터와 비교하면 '타겟'의 수현은 너무나 평범한 직장인 여성이다. 신혜선의 표현대로 "무색무취한" 캐릭터다. 신혜선은 이런 인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가보고 싶었다. "캐릭터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의 인물이라는 게 오히려 저한테는 매력적이더라고요. 주로 색이 뚜렷한 인물만 연기해와서 이런 캐릭터는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신혜선은 또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호러물을 꼽았다. 겁이 많다면서 공포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대리 만족이 필요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호러 뿐만 아니라 SF도 해보고 싶습니다.

전 안 해본 게 너무 많고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그런 작품에 절 캐스팅 해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하고 싶은 게 많은 만큼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

영화 '타겟'' 오는 30일 개봉한다.

신혜선(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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