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4부작 <연안지대>, <화염>, <숲>, <하늘> 중 세 번째 작품인 <숲>은 8대에 걸친 한 가계의 150여 년 동안 얽힌 이야기
- ‘극단 산수유’ 반복되는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한줄기 빛나는 ‘사랑’의 위대함을 무대 위에서 선보여

공연 포스터= 숲
공연 포스터= 숲

와즈디 무아와드 (Wajdi Mouaward, 1968 ~)는 레바논 출신의 퀘벡 연극인으로서, 1975년 레바논 내전의 발발로 인해 가족과 함께 서방 국가로 망명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캐나다의 도착하기 전까지 여러 곳을 떠도는 삶을 살았다.

와즈디 무아와드의 작품에는 레바논 내전, 망명 또는 이주 등 그와 그의 가족이 겪은 뒤틀린 삶이 반영되어 있다. 전쟁 4부작 중 <연안지대>와 <화염>은 그중에서도 작가가 유년기 시절 겪었던 아픔과 전쟁의 참혹함이 투영된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숲>은 ‘Blood of promises’라는 전쟁 4부작 중 세 번째 부분으로 극을 소개한다.

서사극 이야기인 만큼 고대 비극을 차용한 이 현대 드라마는 2006년 프랑스의 에스파스 말로(Espace Malraux) – 샹베리와 라 사부아(Savoie)에서 처음 공연되어 올라갔으며 같은 해 아를(Arles)의 액트 수드(Actes sud)와 몬트리올의 르메악(Lemeac)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다.

‘숲’은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지역과 영미 권 국가에서 큰 흥행을 거두었다. 극단 산수유는 ‘숲’을 아르코 소극장에서 12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내 초연으로 무대화 하여 한국의 관객들에게 와즈디 무아와드의 수작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 ‘루’는 10대 소녀로 엄마의 뇌에서 발견된 뼛조각을 통해 8대에 걸친 가족사의 비밀을 풀어간다. 현재로부터 150여 년 전, 프랑스와 독일 제국의 보불 전쟁 시기부터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은 그녀의 조상들에 대한 비극적 이야기에서 ‘루’와 고생물학자 ‘두글라스 뒤퐁텔’은 프랑스 ‘아르덴의 숲’ 한가운데로 들어 가버린 켈레르 가문의 진실을 마주한다.

전쟁을 피해 문명과 등진 채 살아가는 켈레르 가문의 잔혹한 가족사와 숲에서 벗어나 전쟁과 현실의 냉혹함과 비통함을 마주한 켈레르가의 후손들이 겪은 이야기는 ‘루’의 엄마와 할머니, 그의 증조할머니에게까지 씻을 수 없는 아픔의 물리적 형태로 점철된다.

<숲>은 흥미진진한 켈레르가의 비극과 폭력, 증오의 역사를 우화적으로 보여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묵직한 질문들을 던진다.

복잡하고, 비운으로 가득한 한 집안의 이야기는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추적한다. 질투와 폭력, 살인과 자살, 원망과 죄책감 가득한 이 집안의 비극은 끊임없이 대물림되며 주인공 루에게 응축된다.

그런데 ‘루’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알게 된 진실은 그‘비운’이 우정과 희생, 잉태와 생명의 역사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류는 전쟁을 통해 과학, 의학, 기술, 철학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곤 한다.

그것은 약탈과 살육의 결과이며 피로 쌓은 성 일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론 희생과 사랑이 빛을 발하며 인간 본성의 성스러운 면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극단 산수유’는 인류 역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빛나는 사랑의 위대함을 무대화할 것이다. ‘사랑’이라는 인간 본성의 긍정적인 힘은 암울한 인류의 미래에 작은 희망임을 말하고자 한다.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2월 31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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