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액트'는 제게 인생의 전환점 같은 작품이에요.

2017년 뉴욕에서 숱한 오디션 끝에 출연하게 된 작품이거든요."  배우 김소향이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소향은 22일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스터 액트' 프레스콜에서 "6년 전 브로드웨이 공연과 아시아 투어를 함께 했던,

친구와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행복해서 눈물을 흘렸다"며 "당시 맡았던 메리 로버트 역을 다시 맡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목소리 높여! 니 안의 스피커 올려!"

의자에 얌전히 앉아 경건하게 성가를 부르던 수녀들이 달라졌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목소리를 높이고 엉덩이를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춘다.

천국까지 소리가 닿도록 흥 넘치는 수녀들의 노래와 몸짓에 절로 신바람이 난다.  6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흥겨운 연말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1992년 우피 골드버그 주연으로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뮤지컬은 1970년대로 배경을 바꿔 당시 유행한 디스코 음악으로 흥을 돋운다.

영화 음악은 들을 수 없지안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주도한 작곡가 알란 멘켄이 작곡한 뮤지컬 음악은 디스코부터 가스펠, 블루스 등 다채로운 노래로 충분히 귀를 즐겁게 한다.

클럽에서 무명 가수로 일하는 들로리스가 남자친구이자 암흑가 거물인 커티스의 범죄 현장을 목격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로 인해 쫓기는 신세가 된 들로리스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수녀원에 숨게 되고 수녀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공연의 관람 포인트는 업그레이드된 음악과 안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모타운' 음악을 사용한 원작과 달리 뮤지컬은 배경을 70년대로 바꾸고 새로운 음악을 작곡해서 넣었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디스코가 유행한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은 흔치 않다. 수녀들이 디스코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이 재미 요소"라고 말했다.

김소향은 "안무, 의상, 조명, 영상, 음향 등 모든 요소가 화려해졌다"고 했다.

부산에서 먼저 선보인 '시스터 액트'는 지난 21일부터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로 옮겨 공연하고 있다. 부산과 서울을 포함해 국내 15개 도시 투어를 마친 후 6개국 아시아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요한슨 연출은 "부산 공연에서 관람객의 정확한 웃음 포인트를 찾기 위해 무대 스크린 자막을 한 줄 한 줄 꼼꼼히 살폈다"며 "공연 후 커튼콜 지나고 어떤 순간이 있는데  한국 관객 모두 눈물을 흘렸다.

각각의 나라마다 관객에게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마음이 드는 연말에 보기 좋은 공연이다. 이 작품을 통해 존중과 배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70년대 미국에서 통용되던 코드를 한국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며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보게 될 자막도 꼼꼼히 살폈다. 부산에서 프리뷰 공연을 할 당시 어떤 포인트에서 관객의 웃음이 터지는지 한 줄씩 살피며 수정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6년 전 같은 작품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김소향 역시 이번 공연에서 더 탄탄한 무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김소향은 "요한슨 연출은 한국에서 15년째 공연을 올리고 있어 한국 관객이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 조명부터 영상, 음향은 물론 의상도 화려해졌기 때문에 더 극적인 무대를 만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공연이 영어로 진행되는 만큼 한국 관객이 공연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국어로 번역된 대사를 제공하는 자막은 극을 관람하는 또 하나의 재미를 더했다.

어순을 도치하는 등 가사의 운율을 최대한 살렸고 여러 글씨체를 활용해 유머 포인트를 강조했다. 미국 R&B 가수 베리 화이트 등 한국 관객에게 생소한 단어나 이름은 자막에 이미지를 삽입해 최소한의 이해를 도왔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커튼콜이 끝나자 배우들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며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준비해온 한국어 가사를 다소 서투르지만 또박또박 들려주는 모습이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새 프로덕션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인종도 더 다양해졌다.

김소향을 포함해 7명의 한국 배우가 출연하며, 들로리스를 쫓는 갱 단원 역할에는 라틴계와 흑인 배우도 출연한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들로리스 역의 니콜 바네사 오르티스는 "시스터 액트에 이처럼 다양한 인종이 출연한 것은 처음이라 기쁘다"며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결국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요한슨 연출은 "각 나라 관객에게 맞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 계획인데 다른 나라 관객에게도 흥미 있게 다가오면 좋겠다"며 "한국 공연에도 커튼콜이 끝나고 관객이 감동할 수 있는 장면을 준비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시스터 액트'의 영어 공연권을 확보한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자체적으로 구성한 스태프와 함께 이번 공연을 꾸몄다. 내년 2월 11일 서울 공연 폐막 이후에는 국내 투어와 아시아 투어가 이어진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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