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앨리스 죽이기 (To Kill Alice)

[무비톡 홍장성 에디터] 6.30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의 놀라움과 감동이 여전한 가운데, 2014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희대의 레드 스캔들을 담은 영화 ‘앨리스 죽이기’가 오는 8월 개봉을 확정해,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레드 콤플렉스 문제를 내밀하게 들여다본다.(제작: 지킬필름)

‘앨리스 죽이기’는 불과 5년 전, “대동강 맥주가 맛있었다”는 말 한마디로 시작된 재미동포 신은미 씨의 북한여행 토크콘서트가 일명 ‘종북콘서트’로 매도되는 등 당시 대한민국 전역에 창궐한 기상천외한 ‘레드 알레르기’ 반응을 제3의 시선으로 코미디 같은 웃픈 현실을 조명한다.

2014년 종편과 박근혜 정권의 ‘종북’ 판결(?)을 받은 재미동포 신은미 씨가 언론의 거짓 편파 보도부터 극우 단체의 과격 시위, 일베의 수제 폭탄 테러 등의 사건을 겪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추방당했던 53일간의 ‘종북 마녀 몰이’를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일관된 관찰자 시점으로 당시 상황을 바라보고, 레드 스캔들에 대한 최종 판단은 오롯이 관객에게 여지를 남기는 작품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도발적인 비주얼의 메인 포스터에는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레드 박스의 카피라인은 2014년 당시 언론이 쏟아낸 종북 몰이 기사들의 일관된 색깔론을 빗댄 ‘HOW RED ARE YOU?’로 중의적이다.

직역의 의미로는 ‘당신은 얼마나 빨갛게 물들었는지’ 집요하게 추궁하고 과잉 반응하는 대한민국의 고질병을 꼬집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렇듯 저마다의 마음속에 잠복 중인 ‘레드 알레르기’가 2019년 지금은 ‘괜찮은지’, 혹은 ‘안녕한지’, 영어 인사법 ‘HOW ARE YOU?’에 빗대어 건낸다.

이보다 더욱 시선을 뗄 수 없는 이미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것, ‘조선민주의인민공화국’이 외국인들에게 발행하는 사증을 이미지화 했다. 이는 실제 재미동포 신은미 씨에게 발행된 허가증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것이다.

신은미 씨의 얼굴은 빨간 모자이크로 가려져 익명성을 띄며, 누구나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경고한다. 한편, 영화 <앨리스 죽이기>는 첫 선을 보인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2017)에서 한국경쟁 부문의 ‘용감한 기러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벌(2018)의 관객상 수상에 이어, 북미 최대 다큐영화제인 제25회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8)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제19회 샌디에고아시안영화제(2018), 제23회 서울인권영화제(2018)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러브콜에 빛나는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다. 파격적인 이미지 속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영화 ‘앨리스 죽이기’는 러닝타임 81분으로 오는 8월, 레드 콤플렉스의 종말을 꿈꾸는 관객들을 만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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