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유니크한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
패션계의 유니크한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
  • 홍장성 에디터
  • 승인 2020.08.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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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컷=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 In His Own Words)
스틸 컷=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 In His Own Words)

베일에 싸인 얼굴 없는 천재 디자이너로 알려진 ‘마르탱 마르지엘라’는 20세기 패션계의 앤디 워홀,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비젼으로 전 세계를 휘여 잡은 혁신의 아이콘, 2019년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패션, 문화, 예술계로부터 열광과 찬사를 한 몸에 받은 다큐멘터리 <마르지엘라>는 2008년,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 20주년 기념 쇼를 마지막으로 패션계와 작별한다.

1988년부터 시작된 그의 컬렉션과 쇼들은 당시에는 전위이자 혁명이었으나 지금의 패션계에선 영감의 원천이 되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비젼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미스터리한 천재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목소리가 펼쳐진다.

완벽한 테일러링, 정형화된 구조적 형태미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의상의 정답이라고 할 법한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존 관념들과 의복 관습을 모두 거부하고 옷의 구성과 형식을 파괴한 해체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본격적으로 제시한 벨기에 출신의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

1980년대, 패션이 더욱 화려해지고 폭주하듯 유려함과 쾌락을 향해갈 때, 그는 옷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패션을 창조해냈으며 그것은 훗날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1957년생인 마르탱 마르지엘라는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에서 패션을 공부했으며, 파리에서 장 폴 고티에의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벨기에에서 알게 되었던 제니 메이렌스와 함께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를 만들게 된다.

그 후 20년 동안 41차례의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에르메스 같은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냈고, 그리고 절정의 순간, 그는 모두에게서 사라졌다. 마르지엘라의 패션에 대한 개념적 접근은 당시의 미적 가치에 철저히 도전했으며, 그가 옷을 디자인하는 방식은 옷을 "분해"하고, 뒤집어 입고, 절개선과 미완성 부분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수공예 과정의 여러 단계인 솔기, 실, 어깨 패드 등 옷을 만드는 과정의 모든 것을 드러내면서 "해체주의"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그는 미완성된 요소를 보여주고 의외의 재료로 옷을 재단하는 것을 좋아했다.

양말, 깨진 접시, 비닐봉지, 플리 마켓에서 구입한 빈티지 의상으로 새로운 의상을 만드는 등 패션에 파격적이고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었으며, 최초로 리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의복의 지속가능성과 무한한 재생성을 고민했다. 얼굴을 알리지 않았던 익명성은 디자이너의 이름을 옷에 넣지 않는 텅 빈 무명의 화이트 라벨로 이어진다.

사면 스티치, 비어있는 블랭크 라벨, 0부터 23까지의 숫자배열과 동그라미 등 알 수 없는 암호들로 가득한 라벨은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쳐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알리기보다 브랜드를 보여주려 했던 최초의 라벨은 사면 스티치였다.

이 단순한 네 개의 스티치는 모르는 사람들에겐, ‘옷에 뭐가 묻은 거 같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옷을 보면서 디자이너 이름을 일일이 확인하거나 알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극도로 싫어했던 그들은 과감히 이름을 버리고 알아차리기 어려운 스티치로 수수께끼 같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역설적으로 또 한 번 드러냈다.

그리고 텅 빈 무명의 화이트 라벨은 미스터리로 가득한 화이트 공간으로 확장된다. 오늘날 마르지엘라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끝도 없이 넘쳐나며, 그가 시도했던 아이디어들은 패션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문화 영역에도 크나큰 영감을 주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떨치는 마르지엘라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일 것이다.

아직 우리에겐 마르지엘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너무나 많다. 텅 빈 화이트 라벨, 비어있는 캔버스처럼 비어있을수록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스터리한 마르지엘라. 패션의 역사를 새롭게 하고, 패션계에서 마지막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시대의 아이콘 마르탱 마르지엘라를 만나는 다큐멘터리 ‘마르지엘라’는 9월 개봉한다.

포스터=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 In His Own Words)
포스터=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 In His Own 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