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윤호근)주최로  ‘유쾌한 미망인’ 프레스리허설이 열렸다.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은 20세기 초 미국 뮤지컬계에 빈 오페레타 붐을 일으킨 걸작이다.

가상의 작은 나라 폰테베드로에서 파리로 이주한 은행가의 미망인 한나의 재혼을 막으려는 과정의 포복절도할 해프닝을 그렸다. 독일어로 작곡돼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쉽고 재미있는 스토리와 빈 오페레타 특유의 우아하고 달콤한 멜로디,

폴로네즈, 마주르카, 왈츠 등의 춤곡과 어우러지는 화려하고 매혹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초연 이후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07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총 52주간 416회 연속 공연되며 미국 뮤지컬계에 빈 오페레타의 붐을 일으킨 전설적인 작품으로 미국 초창기 뮤지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입술은 침묵해도', '빌랴의 노래', '오, 조국이여' 등 익숙한 선율의 귀에 감기는 아리아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뮤지컬의 재미와 화려함을 뛰어 넘는 오페레타만의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특히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일컫는 남과 여의 극복할 수 없는 차이와 영원한 투쟁을 주제로 삼아, 양성 간의 첨예한 대결과 대립이 사회적 문제가 되어버린 우리 시대 관객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이 새롭게 제작하는 이번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에는 '메리 위도우'라는 제목의 영어판이 지닌 경쾌함과 화려함을 무대 위에 구현하면서도 원작인 독일어판이 지닌 냉소와 비판적 시선을 절묘하게 표현된다.

'유쾌한 미망인'의 텍스트에서 대사관이라는 사회적 공간과 그곳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권태'로부터 '게임'을 이끌어내고, 인간의 은밀한 욕망이 드러나는 '밤'이라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가운데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웃음의 코드를 풍성하게 살릴 예정이다.

빈 왈츠 특유의 우아하고 달콤한 멜로디에 동시대를 풍미했던 보드빌(노래, 춤, 연극이 결합된 버라이어티쇼) 스타일의 춤 그리고 폴로네즈, 마주르카, 왈츠 등 유럽 각국의 경쾌한 춤곡이 한데 어우러진다. 왈츠풍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전문 무용수들과 합창단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도회 장면이 특히 백미로 꼽힌다.

‘입술은 침묵해도’ ‘빌랴의 노래’ ‘오 조국이여’ 등 대중적인 아리아와 남성들이 저음부의 달콤한 목소리로 경쾌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중창 ‘여자를 아는 것은 어려워’는 오늘날 뮤지컬 넘버만큼이나 흥겹다. 

1905년 빈에서 초연된 ‘유쾌한 미망인’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1907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메리 위도’라는 이름으로 공연되며 빈 오페레타 붐을 일으켰다. 52주간 416회 연속 공연될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 실제 초창기 미국 뮤지컬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래는 물론 독일어 대사와 춤, 유머코드까지 소화해야 하는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무대에는 뮤지컬 스타 못지않은 오페라 무대의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총출동한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미망인 한나 역의 바네사 고이코에체아는 스페인계 미국 소프라노로 화려한 외모, 탁월한 독일어 딕션, 유머를 이해하는 탁월한 감각으로 오페레타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3-14 시즌부터 드레스덴 젬퍼오퍼, 2017년 드레스덴 슈타츠 오페레테 등 독일 극장 오페레타 무대에서 맹활약 중이다.

또 한 명의 한나 역 소프라노 정주희는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스튜디오를 거치며 탄탄한 실력을 쌓아왔으며 귀국 후 <마탄의 사수>, <파우스트>, <맥베드>, <루살카> 등 다양한 작품의 주역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나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상처로 안고 한량으로 살아가는 젠틀맨 다닐로 역은 바리톤 안갑성과 김종표가 맡는다. 폰테베드로 대사 제타 남작의 부인이지만 카미유와의 밀회를 즐기는 사랑스러운 파리 여인 발랑시엔 역은 소프라노 김순영과 한은혜가 맡는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제타 남작 역은 바리톤 나유창이 맡고 매력적인 파리의 젊은 외교관 카미유 역은 테너 허영훈과 이원종이 맡는다. 이외에도 바리톤 이두영, 김원, 이혁, 김요한, 소프라노 장지애, 메조소프라노 김향은, 김보혜, 베이스 정민성이 출연한다.  

빈에서 나고 자란, 타고난 빈 왈츠 감각으로 정평이 나 있는 토마스 뢰스너가 지휘를 맡아 기대를 모은다. 경기필하모닉과 함께 ‘유쾌한 미망인’ 무대로 처음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독일 원작은 결혼 제도와 앞뒤가 다른 귀족을 풍자하는 ‘블랙 유머’가 별미다.

국립오페라단은 이번 프로덕션에서 이런 독일어판이 지닌 냉소와 영어판이 지닌 경쾌함과 화려함 모두를 절묘하게 살려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용숙 음악평론가는 "미국 초창기 뮤지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 작품 이후 미국에서 빈 오페레타 풍 뮤지컬이 다수 유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쾌하고 유려한 선율의 빈 왈츠가 핵심을 이루지만, 프랑스 보드빌(Vaudeville·노래, 춤, 연극이 결합된 버라이어티 쇼) 스타일의 노래와 춤, 헝가리 및 폴란드 춤곡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부연했다.

윤호근 예술감독은 "오페라와 뮤지컬 사이에 있는 작품으로 너무 즐거운 오페레타"라며 "남을 웃기는 게 슬프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독일어로 해야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한국의 성악가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일컫는 남녀의 극복할 수 없는 차이와 영원한 투쟁을 주제로 삼았다"며 "양성 간 첨예한 대립이 사회적 문제가 돼버린 우리시대 관객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은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LG 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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