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2인극 소극장 뮤지컬 붐을 일으켰던 스테디셀러 뮤지컬 ‘쓰릴 미’가 14년 전 초연 무대를 재현한 공연으로 관객과 다시 만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뮤지컬 '쓰릴 미' 프레스콜이 열렸다.

박용호 프로듀서, 이대웅 연출, 이한밀 음악감독, 배우 김현진, 배나라, 이주순, 김우석, 노윤, 이석준이 참석했다. ‘쓰릴 미’는 뮤지컬의 전형은 쇼 또는 코미디라는 편견을 깬 작품이기도 하다.

단 한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음악, 그리고 심리극을 방불케 하는 두 배우의 연기를 담은 드라마 강한 뮤지컬로 많은 마니아 관객을 탄생시켰다.

이번 시즌은 초연 당시 무대와 조명을 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무대 양쪽의 콘크리트가 노출된 듯한 벽면은 조명에 따라 방화 현장, 침실 등으로 변하고, 무대 한가운데 놓인 스툴은 '나'가 과거의 일에 대해 심문을 받는 장소가 된다.

초연의 류정한·최재웅·강필석, 김무열·이율을 비롯해 강하늘, 지창욱, 장현덕(장승조), 김재범, 정동화, 에녹, 정상윤, 이창용, 김우형, 전성우, 송원근, 이재균, 이지훈, 오종혁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던 ‘쓰릴 미’는 1924년 시카고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유괴·살인사건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로 작곡가 스티븐 돌기노프(Stephen Dolginoff)가 넘버를 꾸리고 대본까지 집필했다.  

2007년 국내 초연 당시 파격적인 이야기와 동성애 코드로 뮤지컬계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은 13번째 시즌으로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시즌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초연 당시의 무대와 조명 디자인을 다시 재현했다는 점이다.

26일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공연제작사 엠피앤컴퍼니의 박용호 프로듀서는 “지금 ‘쓰릴 미’의 팬들은 초연의 무대를 본 적 없다”며 “처음 이 공연을 시작했을 때의 기억을 세월이 흘러도 지나치지 말고 현재 팬들에게 이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초연 무대로 다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박 프로듀서는 “‘쓰릴 미’가 있었기에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에서도 밀도 있는 작품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뮤지컬의 다양성을 추구해 성공했다는 점에 ‘쓰릴 미’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시즌인 2019~2020년 공연을 통해 처음 ‘쓰릴 미’에 참여했던 이대웅 연출, 이한밀 음악감독이 창작진으로 다시 뭉쳤다. 이대웅 연출은 “지난 시즌에서는 작품이 더 잘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작품에 대한 해석적인 지점으로 관객과 만났다면,

이번에는 인물을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다”며 “무대 또한 인물의 관계나 심리를 잘 드러내는 무대이기에 지난 시즌과 또 다른 미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초심으로 돌아간 무대와 ‘쓰릴 미’에 새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케미’에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선 배우 김현진, 이주순, 김우석이 ‘나’ 역을, 배나라, 노윤, 이석준이 ‘그’ 역을 맡는다. 오는 6월 6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한 뒤 7월부터 국내 초연 공연장이었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2차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 프로듀서는 “2차 공연에서는 배우들의 거의 다 교체될 것”이라며 “과거의 무대를 새롭게 재해석했지만 그 외의 다른 모든 면은 새로운 만큼 밀도 있고 멋있는 공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마치 다시 시작하는 기분을 느낀다. 예전 무대로 돌아가자고 결정한 이유가 있다. 요즘 팬들은 과거의 무대를 본 적이 없다. 그냥 지나가지 말고 초연 무대를 재현해서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쓰릴 미'가 대학로 소극장에서 밀도 있는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뮤지컬에서 벗어나 보이지만 다양성을 추구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대웅 연출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무대가 바뀐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다. 지난해에는 작품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인물 중심으로 보여주고팠다.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가 잘 드러나는 공연을 만들었다.

신선함이 있는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부유한 집안, 비상한 머리와 섬세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게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른 ‘나’ 역은 김현진, 이주순, 김우석이 캐스팅됐다.

풍족한 환경과 수려한 외모, 그리고 타고난 말재주로 주위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새로운 자극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그’ 역은 배나라, 노윤, 이석준이 맡았다.

김현진, 김우석, 노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쓰릴 미' 무대에 선다. 김현진은 "사실은 개인적으로 이번 돌아온 '쓰릴 미'를 접하면서 연습실부터 다른 것을 느꼈다. 대본을 보는 시선부터 변했다. 변화한 무대에서 변화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우석은 "지난 해에도 무대에 올랐지만 이번 시즌 무대가 달라졌고 새로운 배우들도 합류했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졌던 게 많다. 아직 공연 초반이긴 하지만 열심히 할테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노윤은 "재연 무대를 함께하는 건 처음이다. 엄청 고민을 많이 해서 참여하게 됐다. 정말 너무 즐겁게 작업했다. 재연할 때 보이는 무언가가 있구나 싶었다. 지난해에는 해야할 것들을 해야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이번엔 여유가 생겨서인지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주순, 배나라, 이석준은 '쓰릴 미'에 처음 합류했다. 이주순은 "너무 감사하다. 8월 말에 공연을 마치고 거의 반년 가까이를 여러 이유로 시간을 보내고 이제서야 다시 무대에 돌아오게 됐다. 그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셨다. 감사한 봄이다"라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배나라는 "탄탄한 대본과 음악, 좋은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가 있었기 때문에 의심이나 우려하는 바는 없었다. 단지 저와의 싸움이었다.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도록 분석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스태프가 방향성을 잘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석준은 "'쓰릴 미'라는 작품을 지난 시즌에 보고 '이 작품을 언제쯤 해볼 수 있을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박용호 프로듀서는 "세대교체가 된 '쓰릴 미'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새로워진 공연이다. 이전까지 중 가장 재밌고 밀도 있지 않나 자평하고 있다. 공연을 통해서 증명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뮤지컬 '쓰릴 미'는 6월 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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