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창작 뮤지컬 <광주>가 6개월여 만에 재연 무대로 돌아왔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기간 독재에 맞선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광주>는 4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0월 스타 연출가인 고선웅의 연출로 초연됐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각 등장인물의 서사와 넘버를 보완했다. 15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뮤지컬 <광주> 프레스콜이 열려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배우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박한수 역의 민우혁 신우(B1A4), 윤이건 역의 민영기 김종윤, 정화인 역의 장은아, 문수경 역의 이봄소리 최지혜, 허인구 역의 이정열 박시원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치열한 항쟁을 벌인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극은 강경 진압의 빌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민군에 침투시킨 ‘편의대’ 대원 박한수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편의대는 당시 시민군 내부에 잠입해 이중 작전을 벌였던 특수부대다. 지난 2019년 전직 미군 정보요원의 증언으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

<광주>는 제3자인 편의대원의 또 다른 시선을 통해 당시의 참상을 그려냈다. 광주 시민들이 폭도라는 확신을 갖고 있던 박한수는 점차 드러나는 진실 앞에 신념이 흔들리고, 자신의 과오를 통렬하게 반성하며 고뇌한다.

하이라이트 시연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마치 당시로 돌아간 듯 한 목소리로 투쟁하며 무대를 장렬하게 채워나갔다. 매서운 총성보다 더욱 귀에 박힌 건 앙상블과 주연배우들의 함성이 만들어낸 하모니였다.

누구 하나 돋보이거나 움츠러들지 않고 출연진 모두가 <광주> 자체가 되어 살아 숨셨다. 그 중에서도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참여한 민우혁은 작품의 본질을 꿰뚫은 듯 보다 투철한 눈빛과 깊어진 목소리로 객석에 깊은 울림을 안겼다.

<광주>는 배우들의 노래, 연기, 안무 등 각 요소들의 조화도 좋지만 무엇보다 서사에 집중하게 되는 뮤지컬이다. 박한수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관객들은 1980년 5월 18일 역사적인 현장 한가운데 서있게 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광주>는 지난해 초연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앙상블상, 안무상, 극본상, 음악상(작곡)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을 뿐 아니라, 창작 부문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재연은 초연 때보다 각 등장인물의 서사와 스토리를 보다 촘촘하게 보완했다. 여기에 민우혁, 신우, 민영기, 김종구, 장은아, 이봄소리, 이정열 등 초연부터 함께 한 배우들부터 새 캐스트까지 총 32명의 출연진과 13인조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무대를 채웠다.

고선웅 연출가는"초연 이후 관객들의 리뷰를 보며 창작자, 제작진이 수정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라며 "다소 문제가 된 부분을 개선 보완했는데 음악적으로 정리하고 대본도 손질해서 스토리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식으로 방향이 모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그때 광주 이야기의 본질을 보다 더 선명하게 보여드리기 위한 작업이었다"며 "작품을 그 자체로 봐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수정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고선웅 연출가는 "(미군정보 요원 출신) 김용장 선생이 (당시) 격납고에서 편의대원이 있었다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이 이야기를 갖고 당시 진실 이야기를 하면 관객과 좋은 접점이 있고 모두에 이로운 이야기가 있는 뮤지컬이 되지 않을까 했고, 뮤지컬 자체로 인정받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최우정 작곡가는 "광주 역사물을 음악으로 만들 때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불렀던 곡이 살아서 공연에서도 계속 남아 있는 것"이라며 "그때 들은 노래들을 잘 섞어서 그 시대를 경험한 분이라면, 현장에 있었던 분이라면 마치 현장에 있는 느낌을 주려고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주연 박한수 역은 민우혁과 B1A4 신우가 연기한다.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함께한 민우혁은 "모두가 땀과 노력으로 만든 작품이고 좋은 작품으로 만들기 위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우는 군 제대 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그는 "선택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며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갖고 있던 일로 그 시대를 살아온 분들께 조언과 자문을 구했다"고 말했다.

시민군을 조직하고 계엄군과 맞서 싸운 야학교사인 윤이건 역에는 민영기 김종국이, 민주주의를 향한 신념이 투철한 야학교사 문수경 역에는 이봄소리와 최지혜가 캐스팅됐다.

끝으로 황풍년 대표는 "프랑스 혁명처럼 광주에도 위대한 서사가 있었고 그걸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서 기획하고 보편적 가치를 공감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할일이라고 생각한다. 창작자들이 혼신을 다해 작품을 만들었다.

<광주>도 세계적인 뮤지컬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하며 많은 관심을 독려했다. 뮤지컬 <광주>는 오는 2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서울 공연을 진행한 후 5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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