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광주'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엔터테인먼트
뮤지컬 '광주'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엔터테인먼트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광주'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음악감독 이성준, 연출 겸 작가 고선웅, 예술감독 유희성, 배우 이지훈, 조휘, 정동화, 문진아, 김나영, 효은, 최지혜, 김아영, 김은숙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5·18 광주를 담은 뮤지컬 ‘광주’가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는 만큼 뮤지컬 ‘광주’는 초연에서부터 관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고, 재연을 거쳐 삼연에 오면서 수정과 변화를 거쳐 더욱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광주'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소시민들의 뜨거운 항쟁을 담고 있다. 이번 삼연에서는 평화를 갈망하는 광주시민들이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더욱 설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서사를 보완하고,

시민군을 조직하고 지휘하는 야학교사 역 '윤이건'의 비중을 높여 광주시민의 서사에 한층 무게감을 실었다. ‘윤이건’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실제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뮤지컬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엔터테인먼트
​뮤지컬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엔터테인먼트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본질에 관한 얘기에 주목하고 진실을 다루고 있지만 본질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왜 광주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가 벌어지고, 왜 분노하고, 폭도라는 오인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선명하게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서사와 노래를 통해 얼마나 광주가 폐쇄되고 조작됐는지 선명하게 보여드리려고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는 허구의 공간이다. 사실을 다뤄야 하니까 쉽지 않은 지점이 많다. 배우는 감정적으로 격앙될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마스크를 쓰고 연습을 해야 하니까 쉽지 않은 상황이 많았다.

사실을 어떤 태도로 그리고, 딛고 일어서서 춤추고 노래하고자 했다. 그게 더 아픔을 겪으신 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21일 '광주'에 처음 참여하게 된 이지훈은 "초연, 재연 관객의 입장에서 봤는데 초연 때는 100% 완벽하게 공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광주에 대해서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했을 수 있다.

재연 때부터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고 보이기 시작하더라. '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3연에 출연 의사를 던져주시고,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짧은 시간 동안 실존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됐는데 아내에게 상의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은 걸 발견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다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면서 출연하게 됐다"라며 "연출님께서 많은 도움도 주시고, 연기적인 측면에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감정에 속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연출님께서도 담담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관객 여러분이 보시면서 깊숙이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 주시고, 배우들이 연기하다 보면 젖을 수밖에 없는데 음악이나 대사 등의 장치들이 슬프고 힘든 부분이 많아서 쏟아내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뮤지컬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맞는지는 잘 모르겠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연기에는 정답이 없듯이 무대에 있을 때만큼은 진실을 다해서 하는 게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

한 명에 의해서 진행되는 게 작품이 아니고, 배우가 보이는 것보다 이야기에 더 주목할 수 있는 '광주'를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조휘 또한 "광주민주화항쟁이 42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 우리의 이야기와 맞닿아있다. 창작진과 배우들이 이런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아름다운 음악과 글로 관객들을 만나는 것 자체로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라며 "누군가는 걸어가야할 길이다.

이 시대에 뮤지컬 '광주'를 공연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여야할 운명이고,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누군가는 이런 작품에서 말하고 노래하지 않으면 희생의 역사는 남지 않는다"라고 단단한 소신을 밝혔다.

뮤지컬 ‘광주’는 그들만의 목소리가 아닌 광주에 파견된 군인 ‘박한수’의 시각을 보탰다.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박한수'는 끝내 탈영해 시민군에 합류하려 하지만, 시민군을 이끌던 ‘윤이건’은 그를 돌려보내는 것으로 외부에 광주의 진상이 알려지길 바라는데,

이러한 ‘박한수’는 관객의 시점이 됨과 동시에 관객을 현실의 박한수가 되게 한다. 뮤지컬 '광주'가 기대하는 지향성이 '박한수'에 녹아 있는 셈이다. 하여 이번 삼연이 ‘윤이건’의 비중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박한수’의 비중이나 기능 자체가 축소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황사음악사의 주인 ‘정화인’ 역으로 초연부터 참여하고 있는 문진아는 책임감이 남다르다면서 “우리 작품 안에 윤이건, 오활사제를 비롯해서 당시의 민주 투사, 열사분들을 모티브로 한 인물들이 많다.

정화인 역할도 녹두서점의 정현애 님을 모티브로 만들어주셨는데, 실제 연기하면서 마음은 무겁지만, 리딩 때 연출님께서 ‘통쾌하게 열정적으로 이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더라.

그런 모든 것을 담아내면서 연기할 때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하고, 뜨겁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거리천사’ 역의 김아영은 “여자 배우들의 롤이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총칼을 들고 앞서서 싸우시는 분들도 정말 대단하지만 사실 주먹밥을 만들고 물을 제공하는 것은 실질적인 생명과 관련한 아주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 광주의 여성분들을 많이 사랑하고, 이분들이 굉장히 멋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이건’ 역의 이지훈, 조휘와 ‘박한수’ 역의 정동화는 이번 시즌으로 뮤지컬 ‘광주’에 처음 합류하면서 남다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아내의 조언에 힘입어 출연하게 됐다는 이지훈은 “가장 중요한 건 감정에 속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연출님께서도 담담하게, 아주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관객 여러분이 깊숙이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 주시고, 배우들이 연기하다 보면 젖을 수밖에 없는데, 음악이나 대사 등의 장치들이 정말 슬프고 힘들고 탄식하는 부분이 많아서 쏟아내게 되더라.”

“매번 이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연기에는 정답이 없듯이 무대에 있을 때만큼은 진실하게 하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이유가, 배우가 보이는 것보다 작품이 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분이 오셔서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정동화는 "초연과 재연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제안을 주셨을 때 부끄럽지만 작품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참여하게 됐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라며 "뮤지컬 '광주'는 배가 고파서 그냥 눈에 보이는 집에 가서 음식을 먹었는데 3대가 이어온 장인의 맛집 같은 느낌이다.

운이 좋게도 우연히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는데 너무나 보석 같은 배우들과 대단한 창작진들과 이 작품을 하게 돼서 영광이고, 이 작품이 좀 더 알려질 수 있도록 뭔가 할 수 있다면 다 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황사음악사를 운영하는 교사이자 정 많고 사려 깊은 성품으로 학생들과 시민군을 돌보는 '정화인' 역에는 문진아, 김나영이 분한다.

자신의 신념에 투철한 야학교사이자 5·18민주화운동의 한 가운데 있었던 '문수경' 역은 효은, 최지혜가 맡았다. 또 넉살 좋고 풍자적이며 친화력을 갖춘 '거리천사' 역은 김아영이 초연 이후 재합류하고, 김은숙이 뉴캐스트로 함께 한다.

이어 조휘는 “이 시대에 뮤지컬 ‘광주’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고,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런 희생의 역사, 대한민국 한의 역사는 남아야 한다.

누군가는 이런 작품을 해야 하고 누군가 이런 작품에서 노래하고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언제 나에게 오더라도 이 작품을 선택하겠다.”면서 다부진 목소리로 “광주 파이팅!”을 외쳐 동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뮤지컬 '광주'를 통해 뮤지컬 데뷔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그룹 구구단 출신 김나영은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처음에는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했다.

배워가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좋은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해서 모든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광주’는 지난 2019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문화재단의 ‘2019 임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 일환으로 기획됐다.

공연 실황이 일본에서 상영되었는가 하면 브로드웨이 진출을 꾀하는 등 세계화를 향한 청사진을 놓고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유희성 예술감독은 “'광주'는 42년 전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작가적, 연출적 상상력을 통해 팩션화된 뮤지컬이다. 광주문화재단이 이 작품의 주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 세계화의 일환으로 관현악곡과 함께 뮤지컬이 제작된 것”이라며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삼연을 하고 세계에 진출하려는 목표로 진행됐다.

이번 토월 공연을 마치고, 광주, 세종에서 공연을 마친 이후 11월에는 세계화의 첫 목표인 브로드웨이에 가려고 한다. 정식 공연은 아닌 간단한 쇼케이스 정도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 항쟁이 일어났던 그 시절의 광주시민 의식과 정신을 뮤지컬 콘텐츠로 담아 광주와 우리나라를 넘어, 젊은이들과 세계인들에게 광주정신과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다.

일본 방영 당시 일어로 번역되었고, 영어 번역도 이미 되어 있다. 포장이 아닌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현지 분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미국 쇼케이스는 가능하면 현지 배우들과 영어 버전으로 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에 반대하는 현지 집회에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려 국내에서도 이슈된 바 있다. 인류 공통의 화두 자유를 향한 갈망이 멈추지 않는 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계속될 것이다.

뮤지컬 <광주>는 5월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 뒤 5월14~15일에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으로 장소를 옮겨 공연한다. 뮤지컬 '광주' 연출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보며 광주 역사 반복되는 기분 느꼈다"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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