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공유-박보검
포스터= 공유-박보검
스틸 컷= 서복
스틸 컷= 서복

영화 <서복>(SEOBOK, 2020)은 우리 곁으로 바싹 다가온 인조인간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문제작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올바른 문제 제기를 했으면서도 스스로 그 대답을 뭉개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극비 프로젝트로 탄생한 인조인간 ‘서복’(박보검)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특별한 존재이다. 서복은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일종의 사이보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전자 조작 배아 줄기세포 형성에 성공한 과학자 임세은(장영남)이 제대 혈에서 분리한 조혈모 세포를 해체하고 DNA와 합성하여 수정란에 삽입하여 착상시켜 탄생시킨 것이다.

임세은 박사는 자신의 남편인 한병호와 아들인 경윤이를 사고로 잃자 아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아들의 유전자를 채취하여 서복을 만들게 된 것이다. 복제인간으로 탄생한 서복은 신체 성장속도가 일반인에 비해 두 배가 빠르다.

그래서 세포분열의 억제를 위하여 매일 억제제를 투약해야만 한다. 하지만 인간의 역량을 초월한 서복의 잠재력과 능력을 간파한 세력들이 서복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하여 서복을 지키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역할이 민기헌(공유)에게 주어진다.

기헌은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직 정보국 요원이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인생인 기헌은 서복의 존재에 대하여 모르는 게 많았지만, 그로부터 채취한 골수로 인해 자신의 불치병이 치유될 수 있으리라는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서복 옆을 밀착 감시한다.

기헌은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라고 주문하지만, 서복은 아직 기헌이 낯설어 '그냥 “민기헌씨”라고 부를께 라며 자신의 말을 거두지 않는다. ‘유한한 존재’인 기헌과 ‘불사의 존재’인 서복은 여러 측면에서 이질적이고, 서로 삐걱거리지만 위험천만한 동행을 통해서 인간적 교감을 나누기 시작한다.

서복은 탄생 이후 잠을 잔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먹고 검사받고, 책을 읽고, 자신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을 한 게 전부였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연상호 감독의 망작 <염력>을 능가하는 염력을 끌어들임으로써 ‘파멸의 길’을 가기 시작한다.

동행 과정에서 기헌의 과거사를 알게 된 서복은 그런 기헌을 위로해주기 위해서 바닷가에 염력(念力)으로 돌무덤을 만든다. 이때 바다 위로 노을이 펼쳐지는 가운데 날아가는 새떼들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후에 서복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염력으로 자신을 해코지하려는 이들에게 어벤져스를 능가하는 파괴력으로 단죄한다. 어쨌든 쫓기던 서복은 연구소로 끌려가 머리를 깎이고 골수 채취를 당한다. 기헌은 서복이 강제로 골수 채취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그리하여 신학선 박사(박병은)에게 “이건 너무 가혹한 것 같다.”라며 말리지만, 신학선은 무덤덤하게 “이건 그냥 돼지에서 인슐린을 추출해내는 거랑 비슷한 겁니다. 서복은 사람이 아니니까, 아시잖아요?”라고 말하지만 기헌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과연 서복의 운명은?

포스터= 서복
포스터= 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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