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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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미인'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이희준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를 비롯해 배우 박영수, 조성윤, 현석준, 최민우, 윤은오, 제이민, 여은, 장민제, 조현우, 최호승, 김윤하, 백예은이 참석했다.

뮤지컬 '미인'은 ‘빗속의 여인’, ‘님아’, ‘봄비’, ‘리듬 속에 그 춤을’, ‘아름다운 강산’ 등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신중현의 주옥 같은 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뮤지컬 '미인'은 1930년대 무성 영화관 하륜관에서 활동하는 변사 강호를 중심으로 그 시대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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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은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미8군 무대에서 음악을 시작해 1958년 첫 음반 '히키신 기타 멜로디'를 발표한 그는 '미인' 초연한 해인 2018년 데뷔 6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17년엔 미국 보스턴 버클리음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번 무대는 신중현의 초기 음악부터 '신중현 사단'으로 불린 김추자, '펄 시스터즈', 박인수, 김완선 등의 노래가 삽입된다.

'미인' '아름다운 강산' 외에 서정적인 '봄비', 유쾌한 리듬의 '커피 한잔', 애잔한 감성의 '꽃잎' '빗속의 연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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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가 등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제작진이 지난 시즌에 이어 의기투합했다. 작품은 지난 2018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 대극장에서 공연됐던 초연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에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어법에 맞는 매력을 부각해 억압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에 집중했다. 등장인물도 주요 인물 4인과 멀티 앙상블 2인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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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서병구 안무가는 "대극장에서는 앙상블 배우들이 대부분 춤을 소화했다면 이번에는 모든 배우들이 춤은 물론 노래와 연기까지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배우들이 힘들어야 관객이 즐겁다는 마음으로 임했다.(웃음) 소극장 버전에 맞게 안무들을 조금 수정했다. 얼굴의 표정이나 몸에서 나오는 표현력 같은 부분을 관객이 바로 느낄 수 있게 하고자 했다"고 변화한 부분에 대해 말했다.

이희준 작가는 "신중현 선생님의 노래에 저항정신이 강하게 들어있는데, 등장 인물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하기에 일제 강점기가 좋은 배경이라고 생각했다"고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작품을 대표하는 넘버로 '아름다운 강산'을 꼽으며 "그 장면으로 모든 에너지가 모인다. 강호가 무대에 혼자 서기까지 많은 이야기와 사람들이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 초연 때는 오버처(Overture·서곡)를 빅밴드 스타일로 여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소극장이라 그것이 힘들다"면서 "극 중에서 '병연'이 부르는 '알 수 없네'와 '떠나야 할 그 사람'이 어쿠스틱으로 편성됐다. 이 점이 지난 공연과 차이점"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주크박스 뮤지컬의 편곡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서사의 완성'을 꼽았다. 그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곡이 마지막 노래인 '아름다운 강산'이다.

김 감독은 "지난 공연에서 '아름다운 강산'은 극에 발을 반만 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곡이었는데, 이번에는 이야기를 종결시킨다. 주인공 강호의 변화를 보여주고 희망적인 것을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어스', '애니멀스' 등 신중현이 전성기를 보내던 시절에 영미권에서 크게 활약한 밴드들의 노래 풍을 '꽁초'와 '꽃잎' 등에 매시업하는 편곡을 했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꽃잎'은 신중현 선생님께서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을까 기대해요. 지난 시즌에 2번가량 같이 공연을 봤는데 그 때 용기를 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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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 법학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인텔리 독립 운동가 강산 역에는 박영수, 조성윤이, 어두운 시대에도 음악과 사랑을 꿈꾸며 하륜관에서 가수로 데뷔하는 강호 역에는 현석준, 최민우, 윤은오가 캐스팅됐다.

지적이고 세련된 시인 병연 역은 제이민, 여은, 장민제가 맡았다. 강산의 친구 두치는 최호승과 조현우가 연기한다. 김윤하와 백예은은 다수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바람', '떠나야 할 그 사람', '알 수 없네', '미인', '아름다운 강산' 등 대표 넘버가 시연됐다.

한국 대중 음악의 거장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신중현의 명곡들을 한 자리에 모아둔 만큼, 귀에 익숙한 음악과 그에 어우러지는 편곡이 작품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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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에게도 신중현의 명곡을 선보일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주크박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는 박영수는 "음악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음악과 극이 맞아떨어지는 걸 경험하는 것이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작품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가수가 꿈이었다는 현석준과 최민우는 각각 "이번 작품은 특히 노래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공연에서 가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최민우는 "춤추는 걸 좋아하는데, 작품에 화려한 춤이 많다. 춤을 추기 위해 이 작품에 참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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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민 역시 "신중현 선생님의 명곡을 여러 매력으로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며 "어느 시절에도 예술은 굴하지 않고 살아있어야 한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말하고 싶다"고 병연으로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최민우는 "혹독한 시기일수록 끝까지 무대에 서고, 끝까지 공연을 진행해야 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노래하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 '미인' 12월 5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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