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故 김현식, 그의 노래는 가슴을 때리는 울림이 있다. 특히 비 오는 날 그의 노래를 라디오로 들으면 분위기가 다운되며 괜시리 슬퍼진다.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가 故 김현식의 명곡을 만나 한층 특별해졌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세대를 불문하고 듣는 이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故 김현식의 다채로운 음악을 통해 관객의 마음에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화려하고 예쁜 무대(무대가 정말 동화 같다)와 故 김현식 특유 분위기 있는 노래들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깔끔한 작품이었다.

서사가 예상 가능했지만(약간 아침 드라마 분위기) 특별히 흠이 되진 않는다. 오히려 '그날들'보다 서사는 더 나은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를 김현식 노래와 잘 버무린 점이 돋보였다. 

무대 배경이 오스트리아 비엔나(빈 영어 이름)라 그런지 세계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다. 코로나19로 답답해하는 관객들에게 오스트리아 여행 간 듯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배우들 호연도 좋았다. 25년 동안 한 여인을 잊지 못하는 유명 가수 '이준혁' 역 은 故 김현식 목소리와 비슷한 조장혁 느낌을 주는 창법이 인상적이었다.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작품은 지난 2019년 초연됐다. 초연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주인공인 준혁이 '현재 이준혁'과 '과거 이준혁'으로 나뉘어 등장하면서 준혁이 느끼는 사랑, 혼란, 그리움 등의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전한다.

다소 삐걱거리는 스토리 라인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노래를 통해 한층 매끄러워지는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수많은 명곡을 남긴 가객 故 김현식의 노래를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사랑했어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작품의 제목과 동명의 히트곡인 <사랑했어요>를 통해 준혁의 애절한 감성을 한껏 펼쳐내는 것은 물론,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넋두리' 등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낸 노래가 적재적소에 울려 퍼지며 준혁과 은주, 기철의 삼각 로맨스에 울림을 더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랑사랑사랑' 등 펑키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노래들은 앙상블 배우들의 매력적인 퍼포먼스와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전한다. 과거 이준혁역 김용진은 쉰 목소리가 상징인 가수다. 뮤지컬 무대가 낯설어 잘 해낼까 걱정했는데 나름 잘했다.

조금 긴장한 듯 보였지만 바로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뛰어난 가창력만큼 연기력도 곧 늘지 않을까 한다. 2019년 MBC '복면가왕'에 나왔을 때 가왕이 되지 못해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짝사랑하는 여인 '김은주'를 평생 지켜주는 든든한 남자 '윤기철' 역 선율(선예인, 업텐션)은 고운 미성과 섬세한 연기가 돋보였다. 2016년 MBC '복면가왕'에서 '경국지색 어우동'으로 나와 판정단과 시청자(나도 속았다)를 속였던 선율을 잊을 수 없다.

남자가 여자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한복까지 입으니 정말 여자인 줄 알았다. 첫 뮤지컬이라 어떻게 하나 기대했는데 나름 열심히 했다. 경험이 쌓이면 더 잘할 듯하다. 이 작품에서 돋보인 건 고혜성과 김미려다.

'윤기철'엑 피해주는 선배 '안호준'과 유쾌한 그의 아내 '최미애'로 나온 두 사람은 즉흥 대사와 재치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김미려의 가창력('복면가왕' 나왔을 때 감탄했다)과 재치 있는 연기는 좋았다. 뮤지컬과 김미려 연기가 맞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관객들 반응이 좋았다.

계속 뮤지컬 나와도 되겠구나 싶었다. 극이 무거운 분위기로 갈 때 고혜성와 김미려 두 사람 밝은 연기가 극을 살린다. 故 김현식 노래는 누구나 갖고 있는 사랑 回憶(회억..후이이...추억은 일본식 한자어라 회억으로 순화) 들을 떠올리게 한다.

감성적인 김현식 노래와 슬픈 뮤지컬 만남은 그래서 인상적이다. 이 작품이 앞서 말한 대로 '그날들', '광화문 연가' 등 다른 주크박스 뮤지컬처럼 꾸준히 올라가길 기대한다. 창작 뮤지컬은 한 번만 공연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꾸준히 무대에 올라가야 우리 창작 뮤지컬로 자리잡을 것이다.

<사랑했어요>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조장혁, 정세훈, 성기윤, 고유진(고한규), 홍경인, 김용진, 세븐(최동욱), 강승식(빅톤), 박정혁, 선율(선예인, 업텐션), 신고은, 박규리, 임나영 등이 출연한다. 故 김현식 감성적인 노래와 슬픈 사랑이 만난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10월 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사랑했어요] 공연사진_변덕쟁이 (제공. (주)호박덩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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