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봄으로 찾아 갈게요

사진= 제3회 들꽃영화제 개회식을 알리는 오동진 위원장
사진= 제3회 들꽃영화제 개회식을 알리는 오동진 위원장

지금의 한국 영화 위상은 대단하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다방면으로 수상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으며, 코로나로 영화계가 침체된 시절에도 그 힘은 빛났다. 심지어 OTT서비스에서조차 한국 작품들은 항상 상위에 랭크 되어있다. 바야흐로 K컨텐츠 전성시대가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제작 현실은 여전히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당연한 논리일지 모르지만 모두가 상업적인 성공만을 도모하려 한다면 다양성이라는 빛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커다란 나무를 만드는 건 세월에 따라 불어나는 나이테만이 아니다. 물을 따라 촘촘하게 뻗어가는 뿌리와 하늘을 향해 무성하게 팔을 뻗는 잔가지들이 없다면 나무는 나무라는 존재감을 잃는다. 다양성의 실종이야말로 문화예술이라는 숲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다.

사진= 오동진 위원장
사진= 오동진 위원장

대한민국 유일의 독립영화인들의 축제 <들꽃영화제>가 지난 5월 6일,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열렸다. 들꽃영화제의 시작인 ‘들꽃영화상’은 순 제작비 10억 원 이하의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며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들꽃영화상은 대한민국에서 한 해 동안 만들어지는 저 예산 독립영화를 재조명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독립영화인들을 격려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시상식이다.

들꽃영화상을 ‘축제’로 만든 사람들의 중심에 들꽃영화상 운영위원장인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있다.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영화에 자신의 영혼을 바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사진= 행사장 
사진= 행사장 

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가는 들꽃에 누군가가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굽혀 살펴보지 않았다면 들꽃이 그렇게 고운 모양새와 은은한 향기를 지니고 있음을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독립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여, 영화상 이름도 ‘들꽃’이 되었다.

들꽃영화제는 개막작 ‘좋은 사람’을 시작으로 종 20여 편의 후보작을 5월 6일부터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상영하며 영화를 아끼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무료로 공개된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수상작으로만 일주일간의 상영회도 열린다고 하니, 이 기회에 영화라는 들판에 피어난 들꽃 같은 작품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나태주 시인도 그랬지 않았나.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들꽃영화제’가 매해 봄 한껏 만발하기를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깊이 응원한다.

포스터= 제3회 들꽃영화제
포스터= 제3회 들꽃영화제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