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도시 '군산' 문소리와 잘 어울려 선택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언론시사 후 기자간담회‘장률 감독’

26일 오후 잠실 월드타워에서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장률 감독, 문소리, 박해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군산’은 오랜 지인이던 두 남녀 윤영(박해일)과 송현(문소리)의 이야기다.

각기 상처를 가진 이들이 군산으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일본식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특수한 도시 군산과 서울에 사는 주인공들의 시간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흘러간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을 대표하는 다양한 군상들이 출연한다.

메가폰을 잡은 장률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어떤 공간에서 찍을까 고민했을 때는 목포가 떠올랐다. 몇 년 전에 특강 때문에 목포를 간 적이 있었는데 인상이 깊었다.

일제, 식민지 시대 건물들과 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 흔적들이 사람들에게 아직 정서적으로 작동 중인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며 말문을 열었다.

 

“때문에 목포에서 한 번 찍어 볼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에 나오는 민박집을 못 찾았다. 그래서 식민지 시대에 그런 흔적이 많은 남아있는 도시 중 하나인 군산에 가봤는데 일제시대 건물들이 목포보다 더 많아보였다. 

그리고 그 도시가 너무 부드러웠다. 부드러움은 사람과도 연결되지 않나. 문소리씨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이 거기에 어울릴 것 같아서 같이 찍자고 했다”고 말해 영화의 주요 배경지를 군산으로 설정 하게 된 이유를 언급했다.

장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공간과 함께 공간을 경유하는 인물들의 정체성에 관심을 둔 듯했다. 서울과 군산 곳곳에서 일을 하는 조선족들의 모습이 그 예다. 장 감독은 “군산에 가보면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요즘은 어딜가나 조선족이 다 남아있다”며 “중국, 일본, 한국 세 나라는 일상에서부터 얽혀있다. 이러한 관계에 대해 내 의견을 말하려고 영화를 만든 건 아니다. 이미 얽혀있는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군산에서 엇갈리는 사랑을 하게 되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경주'와 '필름시대사랑' '춘몽' 등을 연출한 장률 감독의 신작이다. 박해일, 문소리, 정진영, 박소담, 문숙, 명계남 등이 출연했고,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 작품이다. 오는 11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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