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동관 촬영감독, 배우 김지숙, 신정균 감독
사진= 조동관 촬영감독, 배우 김지숙, 신정균 감독

18년 만에 공개되는 한국 영화사의 거목 故 신상옥 감독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는 아내의 죽음 이후 그 충격으로 인해 치매에 걸린 한 노인(신구)과, 그를 돌보는 며느리(김지숙)를 통해 치매 가정의 고통과 갈등, 화해를 그린 이야기로 지난 12월 29일(목)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故 신상옥 감독의 뜻을 이어 무려 18년 만에 영화를 완성한 신정균 감독, 조동관 촬영감독과 배우 김지숙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언론배급시사회는 故 신상옥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 무려 18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자리인 만큼,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은 물론 관객들까지 함께 벅찬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다.

사진= 신정균 감독
사진= 신정균 감독

먼저 故 신상옥 감독의 아들이자 <겨울 이야기>의 후반 작업을 마무리해 개봉까지 이뤄낸 신정균 감독은 “아버님의 작품 중 유일하게 개봉을 못했던 영화였다. 아들이자 감독으로써 그 점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드디어 개봉하게 되면서 모든 게 해소되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라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이어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돌보며 간병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며느리 역을 맡아 열연한 김지숙 배우는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게 된다는 게 너무 감개무량하다. 신상옥 감독님이 이 자리에 안 계신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타계한 故 신상옥 감독에 대한 추억과 함께 인사를 전했다.

촬영 현장에서 촬영감독으로써 故 신상옥 감독의 가장 가까이에 있던 조동관 촬영감독은 “그는 나의 고등학교 시절 스승이었다. 갑자기 눈물이 난다. 내가 함께한 그분의 작품이 유작이 될 줄은 몰랐다”라며 뭉클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번 언론배급시사회의 참석자들은 촬영 당시 故 신상옥 감독과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눠, 더욱더 그를 추억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진= 조동관 촬영감독
사진= 조동관 촬영감독

먼저 신정균 감독은 “나와 조동관 촬영감독이 한 것은 최종적으로 영화를 갈무리하는 것뿐이고, 신상옥 감독님의 손길이 하나부터 열까지 안 닿은 것이 없다.

어머니(최은희 배우)께서는 신상옥 감독님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시며 제작을 만류하셨지만, 감독님께서는 어머니 몰래 작품을 준비하실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셨다”라며 영화를 제작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조동관 촬영감독은 “故 신상옥 감독님은 내게 영화를 가르쳐 주신 분이다. 영화 속에 눈이 내리는 장면이 있는데, 되게 긴 거리를 달리며 촬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건 상 아주 짧은 사거리 하나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감독님께서는 사거리 안에서 몇 가지 장소를 지정해 주셨다. 후에 편집본을 보니 아주 넓은 거리를 달린 것처럼 나왔더라. 나는 이때 감독님께 영화 편집에 대해 배웠고, 그래서 진짜 감독이 됐다”라며 현장에서 드러났던 故 신상옥 감독의 내공을 극찬했다.

사진= 김지숙
사진= 김지숙

김지숙은 다양한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여러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들떠했다. 먼저 현장이 주택가 한가운데라 식사 메뉴가 마땅치 않았는데, 소품으로 준비했던 식은 통닭을 스태프 모두와 나눠 먹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중요한 장면 촬영이 있을 때마다 최은희 선생님이 오셨다. 두 분이 그 장면을 위해 카메라 뒤에서 의논하고 계신 모습을 바라보는 게 내 인생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

두 분이 작품을 위해 고민하고, 함께 의논하던 모든 것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보여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러닝타임 84분. 2023년 1월 18일 개봉

스틸 컷= 겨울 이야기
스틸 컷= 겨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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