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 상실의 그늘 속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네 편의 영화'

먼저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2018)는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와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가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제20회 우디네극동영화제 화이트 멀베리상 수상 등 영향력 있는 다수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다.

특히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와 죽은 아들이 살려낸 아이의 만남이라는 딜레마로 시작되는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위로와 애도, 그리고 용서와 윤리라는 주제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신동석 감독은 “죽음 앞에서 살아남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마음 덕분에 사람은 인간적인 존재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애도와 용서가 완전하거나,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위해 사람들이 애쓰는 것이 아예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라고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죄 많은 소녀>(2018)는 친구의 실종에 가해자로 몰린 소녀 ‘영희’가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그녀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되어 주목해야 할 신인 감독의 작품에 수여되는 뉴커런츠상과 올해의 배우상까지 2관왕 수상했으며, 시체스영화제, 프리부르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배우 전여빈은 친구의 실종 원인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의심받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주인공 ‘영희’의 감정선을 폭발적으로 연기하며 그해 신인여우상을 휩쓸었다.

자전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구상한 김의석 감독은 “풀 수 없는 문제에 매달리는 인간의 모습, 본능처럼 자신의 탓이 아니길 바라며 필사적으로 자기와 가장 먼 답을 도출해내려는 가냘픈 인간성을 담으려고 했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세 번째로 영화 <영주>(2018)는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CGV아트하우스의 첫 번째 산학협력 프로젝트로 제작된 차성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특히 교통사고의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아이러니한 인물의 상황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려 깊은 마음과 섬세한 연출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라는 호평과 함께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영주와 똑같이 10대 때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삶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서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때,

그 사고를 낸 가해자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라며 영화의 단초를 밝힌 차성덕 감독은 영화를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자 하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6일 개봉해 절찬리 상영 중인 <물비늘>은 손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는 할머니와 절친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숨긴 소녀와의 조우를 담은 시크릿 드라마로, 청년 빈곤과 주거 문제를 서늘한 입주극으로 풀어낸 <홈리스>에 이은 임승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첫 공개되어, 내밀한 심리 묘사와 섬세한 장르적 연출과 각본에 대해 호평 받았다.

또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천원짜리 변호사] 등으로 안방 시청자를 사로잡은 명품배우이자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베테랑 배우 김자영과 신예 홍예서의 노련하고 신중한 연기 앙상블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에 둘러싸인 남겨진 사람들과 그들의 결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힌 임승현 감독은 사랑하는 한 사람을 잃은 두 사람의 진실과 비밀을 담은 <물비늘>을 통해 상실의 아픔을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치유의 메시지를 건넬 예정이다. 절찬 상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