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돌핀'(감독 배두리) 인터뷰를 위해 배우 권유리와 무비톡 취재팀이 만났다. 소녀시대 멤버 유리가 아닌 배우로, 그것도 단독 주연으로 스크린 시험대에 오른다. 영화 ‘돌핀’을 이끄는, 권유리(33)다.

영화 ‘돌핀’(감독 배두리)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주인공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권유리는 지방 소도시에서 지역 신문 기자로 일하는 평범한 30대이자 가족과 집이 세상의 전부인 ‘나영’을 연기했다. ‘볼링’을 통해 고민을 해소하는 인물이다.

“스크린 안에서 연기하는 제 모습을 상상만 해왔는데...이렇게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돼 그저 행복할 따름이에요. 한 발자국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달까요?기분도 좋고 설레요.”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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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의 주연으로 나서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일단 처음에 대본을 받아보고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것에 대해 고민하거나 생각했던 여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장에서 연기하다 보니 부담감, 무게감을 느낄 여력은 없었다"면서도 "홍보 활동 시작하면서 느껴지더라, 대표로 나서서 얘기해야 할 때가 있다 보니까 '이런 게 주연의 무게감일까'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스코어 이런 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없다"며 "어차피 제 손을 떠났다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자신의 얼굴이 크게 나온 포스터를 본 느낌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권유리는 나영 캐릭터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했던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제 삶의 방식들이 늘 표현하는 것에 집중돼 있었던 것 같다"며 "음악을 3분이란 무대 안에서 극적으로 표현해야 하고 늘 표현을 많이 하는 것들에 집중해서 살아왔는데 너무 정반대에 있는 캐릭터더라, 내재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응축시켜 표현하는 나영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이어 그는 "감독님께 '제 호흡에 실린 게 맞나' '이 정도 강도로 얘기한 게 저는 해소되지 않았는데 해소된 게 맞나요'라고 끊임없이 의심했다"

 "카메라 앞에서 뭔가 하지 않는 캐릭터였으면 좋겠고 뭔가를 하지 않고 살아 숨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것만 잘하면 목적을 잘 이루는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뭔가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게 가장 어렵더라"고 밝혔다.

또 그는 "촬영 내내 웬만하면 안 올라오고 촬영 없을 때도 작은 마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정서를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의 외형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는 나영스러운 게 뭘까 했다"며 "유리라는 걸 지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화려한 내 모습들까지 외형적으로 다 덜어내려 했다"고말했다.

이어 "메이크업도 덜어내고, 얼굴도 맨얼굴로 나오고 특별하지 않게 맨얼굴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며 "의상도 같은 의상을 돌려가면서 입었고 최대한 나영이로 살아가려 했다"고 털어놨다.

권유리는 자신과 다른 나영 캐릭터를 제안받은 이유도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감독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며 "하얀 티셔츠에 맨얼굴로 나와서 담담하게 얘기하는 게 뚝심 있어 보였다고, 얘기하는 모습에서 저만의 고집이 있었다고, 그게 나영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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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권유리는 극 중 나영이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있던 것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서투르고 투박한 인물로 느껴졌는데 그런 지점이 저와 비슷했다"며 "저 역시 안정적인 걸 추구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변화하는 건 다양하게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신중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게 그렇게 빠르지 않고 속도감도 나영과 비슷하다, 보기에는 많이 다르지만 접점이 있는 것 같아서 '돌핀'이란 영화에 애정과 정감이 많이 갔다"고 밝혔다.

권유리는 극 중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누군가에게 의사를 표현하거나 친절하고 자세하게 표현하는 편인데,

나영이는 그걸 하지 않는 캐릭터니까 연기 당시엔 버거웠다"며 "그런데 감독님과 얘길 나누니까 감독님이 나영이 같더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고 본인을 표현하는 방식이 있구나, 다양한 방식이 있구나' 그런 것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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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권유리는 소녀시대 멤버들과 꾸준한 우정을 자랑하는 비결을 묻자 "팬들이 소녀시대 균형감에 대해 분석해준 것이 있다. 마치 하늘이 짜준 것처럼 저희 멤버들이 균형감이 있다.

혈액형도 각각 2명씩이고, MBTI도 균형감 있게 나누어진다. 나이 차도 최대 3살로 차이가 많이 안난다. 대부분 동갑이고 성도 다 달라서 너무 재밌다"고 밝혔다.

이어 "멤버들이 진짜 착하고 순하다. 거친 파도를 항해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 '어쩜 이렇게 순박할 수 있지?' 할 정도로 나쁜 마음, 질투심이 없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함께 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네가 잘되면 나도 잘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제가 슬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멤버들이 너무 잘하고 있으면 더 노력하게 된다. 서로 밀어주기도 하고 끌어주기도 하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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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완전체 계획에 대해 권유리는 "항상 말은 하는데 끝맺음이 안 된다. 정말 열린 결말"이라며 "'맘마미아' 배우들처럼 25주년, 30주년까지 오래 하고 싶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개인 활동을 하면서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에 부담감은 없었을까. 권유리는 "부담감을 느끼는 시기는 지났고 지금은 자부심이다. 혼자서 외롭거나 초라하다 느껴질 때 '나는 소녀시대'라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든든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끝으로 권유리는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자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신구를 언급했다. 권유리는 "신구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하고 싶다.

선생님의 모습을 실제 눈앞에서 보니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시기 때문에 제 꿈이 좀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요즘 세상이 너무 좋아져서 해외로도 나가보고 싶다. 저렇게 큰 영화에 한국 배우로서 내가 출연하면 정말 멋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 사람이 대작에 출연하면 벅차오르지 않나. 그런 걸 경험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돌핀'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권유리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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