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지침' 오세혁 연출 "언론 자유 이뤘지만 판단의 고민 생겨"
'보도지침' 오세혁 연출 "언론 자유 이뤘지만 판단의 고민 생겨"
  • 김상민 기자
  • 승인 2019.05.18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비톡 김상민 기자] 14일 오후 3시 대학로 TOM 2관에서 연극 '보도지침'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서는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오세혁 연출과 배우 박정복, 이형훈, 조풍래, 강기둥, 기세중, 오정택, 손유동, 권동호, 안재영, 장용철, 윤상화, 장격수, 최영우, 이화정, 김히어라가 참석했다.

연극 '보도지침'은 1986년 제5공화국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에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제 사건의 판결과정을 재구성한 법정드라마다. 

2017년 초연한 후 2년 만에 돌아왔다. 1980년대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은 권력과 힘에 대해 통찰력 있게 그려낸다. 또 실존 인물들의 최후 진술을 바탕으로 한 진실된 텍스트의 힘을 전하며, 역사를 넘어 지금 이 순간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작품은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를 통해 청춘을 함께 한 친구들이 등장해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보도지침을 실제 폭로한 김주언 기자는 '김주혁' 역으로 바뀌었고 배우 박정복, 이형훈이 연기한다. 월간 '말'지를 세상에 공개한 김종배 편집장은 '김정배'로 재탄생됐다. 배우 기세중, 조풍래, 강기둥이 담당한다.

"작게 보면 한 명 한 명의 말이 언론이 된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오세혁 연출은 "초연했던 당시와 지금 정권이 다르다. 처음 작품을 함께 시작할 때는 굉장히 엄했기 때문에 고민을 했다. 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상당히 먹먹하고 무서웠다. 실제로 폭로했던 분들이 지금 제 나이와 비슷했다. 그게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초연 당시에는 할 말을 제대로 하게 해달라는 얘기를 하려 노력했고, 그 말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어느 정도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말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누구나 말을 할 수 있지만 어떤 말을 듣고 누구의 말이 옳은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 합류한 박정복은 "공연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집중했을 때, 이번에는 더 언론의 역할, 그것이 관객에게 어떻게 설명되는 것이 좋을까 포커스를 맞추고자 했다.

각자 생각하는 언론관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지금 정권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실제 사건이 있던 시대와 현재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많이 찾아보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풍래는 "몇 십년 전의 김정배가 바라본 시대의 눈으로 볼 지, 현재의 눈으로 볼 지 고민이 많았다. 그때와 지금 얼만큼 달라졌나 생각해봤는데 방식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자신이 택해야 할 정보를 빠르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을 변호했던 한승현 변호사는 '황승욱'으로 바뀌어 배우 오정택, 손유동이 연기한다.

그들에게 맞서는 검사 '최돈결'은 세 사람과 대학시절 연극 동아리를 함께 한 친구로, 배우 안재영과 권동호가 맡는다. 재판의 판사 '원달' 역은 배우 장용철과 윤상화가 소화하며, 극중 '남자·여자' 역으로는 배우 장격수, 최영우, 이화정, 김히어라가 출연한다.

극중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는 말을 직접 만든 장용철은 "서울연극협회 임원으로 있을 때 연극인들을 위한 표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함께 만들었다. 연극이 가장 지성적이고 문화적이고 철학적이라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외칠 때마다 기분이 좋다. 정말로 연극이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연극말고도 영화, 무용도 될 수 있고, 언론이야말로 정신적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기둥은 "저 역시 잘 몰랐지만 울컥하는 부분이 있다. 해야 하는 말을 정배마저도 안 해버리면 아무런 말들을 못 듣고 지나갈 분들이 많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언론이 굉장히 많이 쏟아지는 사회. 그는 "저 스스로 언론을 바라보는 시선을 잘 키워봤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상처받고 고통받는 사람을 대하고 있는 마음으로 정배를 연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오 연출은 "애초에 보도지침이라는 연극을 시작했을 때 저 또한 보도지침 사건을 몰랐다. 작가로만 참여했을 때 이전 연출 님이 대본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본을 바탕으로 하는 실제 재판 기록 읽을 때마다 작품이 새롭게 들어온다. 보도지침 파일은 누구나 꺼내 볼 수 있는 곳에 있지만 왜 지금 껏 아무도 보지 않으려고 했나"를 시작으로. "이 파일은 연극 자체다.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더 올바르고 정당한 자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현재진행형으로 작품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극중 인물들의 최후 독백은 진실 되고 날카로운 말로 지난 과거와 맞닿아 있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실존 인물들의 최후 진술을 바탕으로 한 진실 된 텍스트의 힘을 강하게 느낄 수 있어 호평 받았다.

앞으로의 보도지침. 오 연출은 "제가 대학교 때 겪었던 일에 기초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조금씩 남의 말을 들어주는 변화처럼 시대가 변하기 때문에도 긴장하고 토론해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연극 '보도지침'은 오는 7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2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