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서형, 나문희, 김수안 

[무비톡 홍장성 에디터] 지난 8일, 올 해 첫 생일을 맞는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다녀왔다. 좋지 않은 감정으로 쓴 글이라 몇 번이고 망설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일 것 같아 글을 올린다. 화려한 조명 뒤에는 언제나 짙은 그림자가 있다는 사실을...

그 동안 전주, 부산영화제를 몇 차례 다녀보면서 그다지 재미나 볼거리는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영화제에서 제공하는 서틀버스는 경복궁에서 출발했다. 버스를 타고 잠시 눈을 붙이고 난지 얼마 후, 소란스런 소리에 눈을 떴다.

무슨 일인지 버스기사와 승객 몇 분이 말다툼을 하고 있어 자세히 들어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버스기사가 강릉까지 가는 길을 모른다고 한다. 영화제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에 행사장 가는 길을 모른다니, 이게 무슨 어이없는 상황인가 싶고 또한, 승객들과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모습을 보니 영화제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낮아졌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식이 진행되는 강릉아트센터에 행사가 시작되기 10분 전에 도착을 했고, 당연히 이미 많은 기자들이 포토존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어 늦은 죄로 아쉽게도 레드카펫 옆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레드카펫 행사가 시작되고, 배우 김서형 배우 나문희, 배우 김수안 을 비롯한 '감쪽같은 그녀' 감독과 출연진들, 영화제에 참석한 임권택 감독, 양익준, 이창동 감독 등 유명 인사들이 속속 도착했고, 이번 강릉국제영화제의 마스터클래스를 맡게 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모습도 보였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배우와 관계자들, 감독들이 등장하고 카펫을 걸어갈 때 진행자 측에서 이름이 틀리고 수정하기를 재차 반복했다. 관계자들도 관객들도 당황스러웠을 레드카펫을 뒤로하고 개막식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옆 건물로 이동했다. 하지만 도착하고 듣게 된 소식은 입장불가란다.

사진= 티켓 미소지로 거부 당하는 기자들

아무리 기자신분으로 초청받고 취재를 왔어도 티켓이 없으면 입장이 불가하다며 많은 기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황당한 경우를 한두 번 겪으니 피곤해졌고, 더욱이 영화제가 준비가 많이 안 되어있다는 생각으로 짜증까지 겹쳐져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어쩌랴 몇 번의 설득과 다툼이 오고간 후에 개막식 행사는 어렵사리 취재를 할 수가 있었다. 배우 김서형이 진행을 맡았고, 무성영화 '마지막 잎새'와 함께 오케스트라가 시작되었다. 영화와 오케스트라가 진행되는 그 짧은 시간동안 만큼은 타 영화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 후 상영될 개막작 '감쪽같은 그녀'의 출연진들과 김서형 배우의 간단한 인터뷰는 정말 미숙했다. 서로 준비가 안됐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진행을 맡은 배우 김서형은 영화에 대한 소개 부탁 말고는 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고, 출연진들도 영화 소개와 응원 말고는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를 보며 멋쩍게 몇 번 웃고 난 뒤에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15분의 휴식시간 후, 개막작이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티켓을 소지하지 않았기에 아쉬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나왔다. 아무리 처음 개최했다지만 셔틀버스부터 영화제 진행미숙,

초청한 기자들의 취재를 어렵게 했던 점 등 여러 문제점들이 많이 보였고, 전체적으로 아쉬운 개막식 행사였다. 내년 2회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다시 가게 될 기회가 온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것 같다.

사진=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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