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 공연연습장에서 오페라 '마농'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드라마투르기를 맡은 마정화씨, 테너 국윤종, 소프라노 손지혜, 연출가 뱅상 부사르, 지휘자 제바스티안 랑레싱,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 테너 이스마엘 조르디, 바리톤 공병우들이 참석했다. 

'마농'은 국립오페라단이 2018년 첫 번째로 소개하는 작품으로, 프랑스 대표 작곡가 마스네의 대표작이다.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자서전적 소설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귀족 출신의 데 그리외 기사와 평민 출신의 소녀 마농의 우연한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을 그린다.

지휘를 맡은 세바스티안 랑 레싱은 "'마농'은 굉장히 구체적이고 극과 음악이 가까운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음악적 효과는 드라마를 부각하고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해준다. 말로서 소통이 힘든 부분을 음악적으로 소통한다"며 "마스네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감정이 동력의 역할을 해주고 장면간의 연결도 환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세바스티안 랑 레싱은 "프랑스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알아듣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유려함의 특장점이 있다"며 "트럼본을 무겁게 사용하는 등 바로크 음악을 더욱 과장한다. 여러가지 스타일이 잘 섞였다"며 "사랑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메시지도 있다. 자유, 혁명이 강조되면서 음악적으로 여러 스타일이 하나로 어우러진다"고 덧붙였다. 

뱅상 부사르 연출은 "18세기 초부터 19세기 말에 이어 오늘날까지 연결되게 하는게 목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자유를 갈망하고 구식세계, 기존의 걸들에 대해 탈피하고자 하는 것은 어느 세계의 젊은이와도 유사하다"며 "전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만의 전통을 올리려 한다. 때문에 출연자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요구하고 있고, 캐릭터들의 신체적인 움직임, 의상 등도 표현되고 있다. 모든 요소가 좋은 균형을 이루면 아주 좋은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정화 드라마투르기(극 연출을 전문적으로 돕는 사람)는 "'마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사는 '마농'이 처음 '데 그리외'를 만났을 때와 죽을 때 말한 '이것은 마농의 이야기'다. 마농은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체로 나온다. 이런 면에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현대성이 드러난다.

야망을 위해 서로 충동하고 있는 모습은 마스네가 현대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도 많이 보여지는게 아닌가 싶다. 한 소녀가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의 미모와 덧없음을 알면서도 욕망을 위해 움직인 것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쉽게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극에서 '마농' 역할은 루마니아 출신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소프라노 손지혜가 맡는다.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는 "'마농'은 노래보다 극이 우선하는 공연이다. 대단히 복잡하고 계속 무대에 있기 때문에 신체적 힘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오페라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피하고 현실성 있는 인물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지혜는 "오페라 자체가 분량이 많고 프랑스어로 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어려움이다. 여기에 다양한 캐릭터, 색깔을 갖고 있는 인물 마농을 표현해낼 수 있는 순간 집중력이 필요하다. 정말 큰 도전"이라고 어려운 점을 밝혔다.

'데 그리외' 역은 스페인 출신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 테너 국윤종이 맡는다. 이즈마엘 요르디는 캐릭터에 대해 "로맨틱한 인물"이라며 "데 그리외는 3명의 테너가 노래 부르는 것과 같다. 어렵지만 연출, 지휘자님이 잘 도와줬다"고 말했다.

국윤종은 "긴 5막 동안 여러 캐릭터가 변하고 깨지면서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테너가 나중엔 드라마틱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인물간의 갈등들을 믿음과 배신을 반복하면서, 그 가운데 데 그리외가 가장 순수하지 않나 싶다. 그런 부분을 도드라지게, 캐릭터 간 갈등을 불꽃놀이처럼 멋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총 5막의 그랜드 오페라이자 프랑스어 대사와 노래가 자유자재로 어우러지는 오페라코미크의 대표작인 <마농>은 세계 오페라 무대에 자주 오르는 작품이지만 규모가 매우 방대하고 작품 특유의 예술적 뉘앙스를 완성도 높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국내 무대에서는 자주 만나기 어려웠다.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국내 오페라 무대에 소개하고자 하는 국립오페라단은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작품인 만큼 이번 <마농>을 위해 세계 오페라 무대를 리드하고 있는 정상급 제작진과 출연진을 한 자리에 모아 세련되고 감각적인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의 지휘는 함부르크 국립극장, 베를린 도이치 오퍼 상임지휘자를 거쳐 낭시 오페라 및 낭시 심포니 리릭 오케스트라, 로렌 국립오페라 예술감독을 지내며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섭렵, 세계적인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 자리매김한 세바스티안 랑 레싱(현 미국 샌안토니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맡는다.

연출은 프랑스의 명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맡는다. 무엇보다 오페라 <마농>의 극적 속도감과 젊음의 무모함이 가진 비극성에 주목한다. 특히 이번 한국 공연을 통해 마농이라는 여성을 피해자로서 묘사하지 않고 자신의 치명적인 매력이 가지는 힘을 알고 그 힘을 휘둘러서 원하는 것을 얻고자 했던 강한 여성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마농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더욱 두드러지게 묘사할 예정이다.

고난도의 테크닉과 드라마틱한 성량, 다양한 색깔의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열정의 주인공 마농 역은 루마니아의 신예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대한민국 대표 소프라노 손지혜가 맡아 열연한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야외오페라 < 동백꽃아가씨_La Traviata >에서 주역을 활약한 손지혜는 이번 무대를 통해 마농으로 새롭게 데뷔, 또다른 매력의 프리마돈나로 거듭날 예정이다. 

마농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불 같은 사랑에 빠져드는 기사 데 그리외 역은 스페인 출신의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와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국윤종이 맡는다. 국윤종은 국립오페라단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것은 물론 이번 무대에서 인생 첫번째 <마농>에 도전한다.

마농의 사촌 오빠로 마농을 이용해 화려한 삶을 꿈꾸면서도 마농의 사랑을 동정했던 레스코 역은 한국의 중견 바리톤 공병우가 맡는다. 그 외에도 데 그리외 백작 역의 베이스 김철준을 비롯하여 소프라노 신효진, 이지혜, 메조소프라노 김윤희, 테너 노경범, 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윤규섭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라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한다.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윤호근)은 2018년 첫 번째 작품으로 프랑스 대표 작곡가 마스네의 대표작 <마농>을 4월 5일(목)부터 8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 손지혜,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 & 국윤종, 바리톤 공병우, 베이스 김철준을 비롯하여 소프라노 신효진, 이지혜, 메조소프라노 김윤희, 테너 노경범, 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윤규섭 등 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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