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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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고고학’에서 영실을 연기한 배우 옥자연을 6일 서울시 동작구의 한 영화관에서 만났다. '사랑의 고고학'은 8년간의 연애와 4년간의 이별을 통해 오랜 시간을 들여 느리지만 꿋꿋하게 변화하는 영실의 서툴지만 단호한 여정을 담은 영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심사위원특별언급(이완민)과 배우상(옥자연),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독불장군상(이완민)과 독립스타상(기윤) 수상한 기대작이다.

12일 개봉하는 '사랑의 고고학'은 한국 영화의 작가주의 계보를 이어갈 이완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기대작이다. 제작 과정 속 이완민 감독의 세밀한 고민과 비하인드가 담긴 제작일지와 함께 메이킹 스틸을 공개하며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는 약 5년 전 '사랑의 고고학' 시나리오 작업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랑의 고고학'의 영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의 지층을 살피듯, 제작 또한 오랜 시간 누적을 통해 촘촘히 쌓아가며 진행되었다.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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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연은 “연기를 하면서도 솔직히 화가 났을 때가 있다”면서도 “영실의 어찌 보면 답답한 면이 10년 전쯤 나와 닮은 것 같기도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정도의 차이일뿐 영실과 인식(기윤)이 겪는 상황들은 연인 사이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영실이만큼은 아니더라도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거요. 그렇잖아요, 사랑이란 게. 머릿속으로는 ‘내가 너무 휘둘리는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관계에 대한 애정 때문에 참고 넘어가게 되는 그런.”

‘사랑의 고고학’은 어떨 때는 흠뻑 젖었고 또 어떨 때는 지리멸렬하게 흘러갔던 영실과 인식의 길고 긴 연애를 다룬 작품이다. 8년간의 연애와 4년간의 이별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느리지만 꿋꿋하게 변화하는 영실의 서툴지만 단호한 여정을 담고 있다.

극에서 인식은 때로 너무하다 싶을 만큼 영실에게 집착하고 상처내는 말을 한다. 그리고 또한 영실은 그런 인식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받아낸다. 옥자연은 “나뿐만 아니라 비슷한 경험한 사람이 꽤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물론 연기를 하면서 답답했던 때가 없던 건 아니다. 여러 번의 관계를 거치고 성숙한 인간 옥자연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지점도 분명 있었다. 그래도 그는 감정을 누르듯 담아내길 원했던 이완민 감독의 디렉션을 따랐고, 결과적으로 만족했다. 그런 답답함 역시 어떤 관계의 일부이기도 하고, 그 또한 성장의 과정이기에.

“영실과 인식, 둘 다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말을 감독님이 하셨어요. 완성된 두 사람이 만나 만든 관계가 아닌 거죠. 연기를 하면서 저도 인식이가 얄밉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마음을 티 안 내고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5년 전, 10년 전을 돌이켜 생각하게 만드는, ‘사랑의 고고학’은 그런 힘이 있는 작품 같아요.”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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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옥자연이 자신이 시즌1에 출연했던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이로운 시즌1’에서 악귀 백향희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는 “백향이 같은 경우는 맨땅에서 만든 캐릭터였다.

‘이거 어떻게 해애 되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조각을 시작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랑의 고고학’ 속 영실은 자기자신 속에서 많은 것을 꺼넀다고.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2’ 방송을 앞두고 자신에게 부활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런 일은 없다. 작품적으로 봐도 내가 부활해서 다시 안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시즌1이 잘돼서 시즌2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잘될 것 같다. 특히 진선규 선배의 악귀 연기가 기대된다. 더할나위없이 멋진 캐릭터가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작가주의 이완민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기대되는 영화 '사랑의 고고학'은 다가오는 4월 12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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