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컷= 무녀도(The Shaman Sorceress)

한국문학의 고전 김동리의 [무녀도]를 원작으로 한 안재훈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The Shaman Sorceress)가 오는 6월 15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온라인 개최)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Annecy International Animated Film Festival)의 장편경쟁 부문 콩트르샹(Contrechamp) 섹션에 안재훈 감독의 4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공식 초청됐다.

2011년 ‘소중한 날의 꿈’에 이은 2번째 경쟁부문 진출로,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감독 최초의 쾌거다. ‘무녀도’는 이름난 무당 모화는 점점 영험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지만,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딸 낭이를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 절에 보낸 뒤 소식이 끊겼던 아들 욱이가 돌아온다. 기쁨도 잠시, 모화는 욱이를 휘감고 있는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불길하다. 기독교에 귀의한 아들은 무당인 어미의 무속신앙을 업신여기고, 모화는 급기야 욱이의 목숨 같은 성경책을 불태운다.

낭이는 이런 어미와 오라비의 모습을 오롯이 두 눈에 담는다. 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인한 한 가족의 파국을 그린 김동리의 단편 소설 [무녀도](1936)를 원작이다. 무당 ‘모화’ 역은 베테랑 뮤지컬 배우 소냐가 맡아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드라마틱한 가창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오롯이 그려냈다.

모화의 아들 ‘욱이’ 역은 실력파 뮤지컬 배우 김다현이 캐스팅되어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된 근대 청년의 고뇌와 사랑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영화 ,목숨,(2014), ,나쁜나라,(2015),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의 강상구 음악감독이 한국적인 ‘한’이 고스란히 서린 뮤지컬 넘버 등 오리지널 스코어를 담당했다.

영화인들이 평생 한 번이라도 가고 싶어 한다는 칸 영화제. 애니메이션 감독들에게는 그런 꿈의 무대가 바로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다.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일본의 히로시마, 캐나다의 오타와와 함께 국제애니메이션영화협회가 인정하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안재훈 감독은 특히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와 인연이 깊다는 후문. 2011년 첫 장편 ‘소중한 날의 꿈’이 장편경쟁 부문에 초청되었고, 2016년 ‘무녀도’가 WIP(Work In Progress)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크게 주목받았다. 또한 현재 프로덕션이 한창인 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살아오름: 천년의 동행’의 2017년 MIFA 피칭에 참여해 전 세계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편, 안재훈 감독은 6월 25일 프랑스 파리의 문화영상센터 포럼 데 이마주(Forum des Images)에서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에도 공식 초청되었다. 마틴 스콜세지 등 세계적인 영화인과 애니메이션 감독들의 참여로 정평이 난 마스터 클래스지만, 올해 행사는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로 안재훈 감독이 참석할 수 있을지 현재 미정이다. 한국적인 소재와 음악, 마술적인 그림과 섬세한 연출이 어우러진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세계 최고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수상의 낭보를 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홈페이지(www.annec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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