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 언론기자 시사회 ‘김백준 감독’

'괴물들'(감독 김백준/제작 케이프로덕션 버티고필름 플로우식스) 언론배급시사회가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김백준 감독과 이원근, 이이경, 박규영, 오승훈이 참석했다. 김백준 감독은 ‘괴물들’을 준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번째 작품을 편집하던 6~7년 전 한 아이가 일기를 써놓고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망 사건을 접하고 “요즘 아이들의 폭력이 이렇게까지 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때문에 김백준 감독은 두 번째 작품의 편집을 끝내고, 인터뷰를 등을 통해 ‘괴물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백준 감독은 청불 등급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등급이 며칠 전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고 불안했다. 사실 불안한 건 모방의 위험성이었다. '괴물들'은 선정성 빼고 다른 항목에서는 위험수위를 받았다. 장면들을 고쳐서 15세로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욕, 폭력 이런 것들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했던 거였는데 그런 것들이 심의의 엄격한 잣대에 걸려서 잘 안 되겠더라"라며 "15세 관람가를 위해 이것저것 편집할 수 없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폭력이 잔인하게 악질적으로 진화하는 변화 과정을 담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학교폭력 가해자인 양훈과 상철이 피해자 조재영을 ‘조재’라고 부르는 것이 가벼운 폭력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장면에는 김백준 감독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있다. 김백준 감독은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저희 반에서 싸움 제일 잘하는 아이가 저를 김백으로 불렀다.”고 고백하며,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그런 표현은 “또래의 친구에게 들으면 굉장히 모멸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백준 감독은 자신이 느낀 한계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지적장애로 여섯 살 정도의 정신연령을 가진 예리가 성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장면이다. 김백준 감독은 “예리란 캐릭터를 내가 이렇게밖에 그릴 수 없구나. 나란 사람이 가진 젠더적 감수성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하는 아쉬움이 크게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김백준 감독은 “요즘 괴물이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가 있다. 괴물들이라는 제목이 처음부터 있었냐. 아니면 마지막에 들어온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는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을 염두에 둔 질문으로 해석된다.

김백준 감독은 “안 그래도 사회문화적으로 그런 문제들 때문에 오늘 이 자리가 어떻게 비춰질까 걱정 많이 했다.”며 “제가 괴물들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괴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라는 의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괴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그리고 그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청춘느와르. 김백준 감독은 학교폭력의 피해자 캐릭터를 통해 약자를 대상으로 발현되는 폭력의 속성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폭력의 그림자를 탄탄한 전개와 감각적인 미쟝센으로 그려냈다. 오는 3월 8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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