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김보라 감독 '벌인지 새인지 모르는 벌새를 선택한 이유'
'벌새' 김보라 감독 '벌인지 새인지 모르는 벌새를 선택한 이유'
  • 김상민 기자
  • 승인 2019.08.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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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벌새’ 언론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김보라 감독’

[무비톡 김상민 기자] 14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벌새(감독 김보라)’ 언론시사회가 개최돼 김보라 감독, 배우 박지후, 김새벽이 참석했다. 왜 제목이 ‘벌새’일까. 감독을 보는 순간 그 생각이 먼저 들어 물어보았다.

김보라 감독은 “벌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이자 1초에 날갯짓을 80번 이상 하는 새다. 꿀을 찾아 아주 먼 거리를 날아가는 새이기도 하다. 사전을 보니 벌새에 ‘희망’ ‘사랑’ ‘생명력’ ‘포기하지 않는’ 등 좋은 상징은 다 있더라”며, “자기를 사랑하고 싶어 하고 제대로 사랑 받고자 하는 은희(박지후)의 여정이 벌새의 여정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관객상과 넷팩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달성한 수작이다.

영화 '벌새'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이 박찬욱 감독이 전한 추천사에 반응했다. 김보라 감독은 단편 '리코더 시험'(2011)에 이어 또 한번 주인공 이름을 '은희'로 정한 것과 관련해 "'벌새' 후에 은희의 이야기를 안 할 생각이었다."고 운을 뗐다.

김보라 감독은 "그런데 어제 박찬욱 감독님의 추천사를 받았는데 '속히 속편을 내놓으라'고 하셨다. '이러다가 또 하게 될까'하는 생각도 든다"라며 "지금의 마음은 은희 말고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속편의 방향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알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벌새'를 미리본 뒤 "이 작지만 유독 날개짓이 힘찬 새, 벌인지 새인지 모를 존재인 '벌새'는,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중학생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이라며 "여기 이 소녀는 벌새처럼 가냘프지만 꿀 빠는 일 말고도 세상을 알아가는 일로 벌새처럼 바쁘다.

(중1도 아니고 중3도 아닌) 중2에게는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으므로 혼자 바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다 보고도 누가 벌새를 가냘프다고 하겠는가, 허약하고 부실한 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이 아니던가."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더불어 "감독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서둘러 속편을 내놓으라. 은희가 감자전을 꼭꼭 씹어 먹고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지 보고 싶다.

저 속절 없이 끊어진 다리를, 날아서 건너는 갈매기가 보고 싶다."라고 속편 제작을 촉구했다. 영화에 대한 호평과 역량있는 후배의 등장을 환영하는 말이었다.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전세계에서 25관왕에 오른 소감을 묻자 "성공한 '덕후'가 된 느낌이었다"고 웃었다.

김보라 감독은 "한 시상식에서 영화 '케빈에 대하여' 린 램지 감독에게 트로피를 전달 받는 순간 성공한 '덕후'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회고했다.이어 "린 램지 감독님이 상을 직접 줬는데 제가 손을 계속 잡고 포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계속 상을 받아 어떨떨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좋은 것들이 오면 불안한 것도 오는구나'라고 여기면서 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이라는 건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감사하지만 큰 의미를 두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다만 "배우와 스태프들이 상을 받아 너무 기쁘고 '벌새'로 보답할 수 있는 느낌이라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벌새'는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다. 영화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돼 넷팩상과 관객상을 수상하고, 이후 국내는 물론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베이징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대상을 비롯한 여우주연상, 촬영상을 받는 등 전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무려 25관왕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관객상과 넷팩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달성한 수작이다.

배우 박지후가 14세 '조용한 날라리' 은희 역을, 김새벽이 은희에게 유일하게 어른이 돼 마음을 알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문 선생님 영지 역을 맡았다. 정인기, 이승연, 박수연, 손상연, 박서윤, 설혜인, 정윤서 등이 출연한다. '벌새'는 8월 29일 힘찬 날개짓을 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