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진식 감독’

[무비톡 김상민 기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제작진이 만든 또 하나의 신작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가 23일(월)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개최됐다. 이날 현진식 감독과 기타리스트 김지희와 어머니 이순도씨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김지희의 첫 데뷔곡 ‘엄마의 뒷모습’을 라이브 연주로 장내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지적장애를 다룬 시선에 관한 질문에 현진식 감독은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의 ‘장애’코드는 ‘장애 극복 서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개인적인 한계 지점이 있다. ‘불완전함’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지 주인공 김지희 씨가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장애를 극복이 아닌 불완전성에 대한 수용 속에서 발견하는 따뜻한 행복을 비추고자 한 영화의 의미를 전했다.

또한, 영화를 작업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현진식 감독은 “나는 다큐멘터리를 작업하는 사람이면서 뮤지션이다. 지희 씨와 같은 기타리스트리이기도 하다. 어느 날 SNS를 통해서 김지희 씨의 연주를 봤다. 여린 감성인데, 어쩐지 거칠었다. 모순적인 느낌을 받았다.

뮤지션의 입장에서 제가 연출을 했을 때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전하며 뮤지션의 스토리를 담은 음악 영화로서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영화 제목 작명에 대한 질문에 현진식 감독은 “처음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는 ‘리틀걸 블루’로 시작했다.

재즈 가수 ‘니나 시몬’의 유명한 곡 중 하나인데,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소녀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달래주는 노랫말을 담고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 초반에 김지희 씨를 바라보는 제 심정이 담긴 제목이라고 생각되어 선택했다.

2년 동안 한 가족처럼 집에서 같이 식사하면서 지내면서, 나의 장애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진부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장애를 동정의 시선에 바라보고 있었던 ‘리틀 걸 블루’라는 제목이 영화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지희 씨의 주체적인 시점을 담을 수 있는 제목을 고민하던 중 김광석의 ‘나의 노래’가 떠올랐다.

‘나의 마음을 담은 나의 노래를 바다 넘어 멀리멀리 날려 보내자’는 의미로 이 제목을 선택했다”며 영화의 연출 의도를 고스란히 품은 제목의 의미를 보탰다. 현진식 감독은 “김지희 씨는 결국 (바다를 향해) 소리를 내질러 보지 못한다.

그런데 얼굴의 모든 근육을 이용해 크게 웃는 것을 처음 봤다. 그때 김지희 씨가 감정 표현을 늘 해왔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에 비해 표현이 좀 작을 뿐이었다. 우리의 기준보다 작았기 때문에 장애라고 규정해버렸던 것이다”며 영화의 방향과 더불어, 자신의 관점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던 중요한 장면에 대해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어떤 관객이 봐주었으면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진식 감독은 “젊은 관객들이 많이 봐주었으면 한다. 요즘 경쟁이 너무 과열되어 있다. 그리고 그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풍토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쟁에 지쳐 있는 세대들에게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조금 틀리면 어떠냐는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조금 틀려도, 천천히 가도 좋은, 느슨해질 수 있는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힐링의 시간을 얻어가길 희망했다.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지적장애를 가진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김지희 씨의 음악을 통한 성장과 소통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김지희가 지난 7월에 발표한 첫 싱글 데뷔곡이자 영화의 주요 OST 곡인 '엄마의 뒷모습'이 만들어지고 초연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10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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