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 이민혜 기자] 인천상륙작전을 하루 앞두고 '이명훈 대위'가 이끈 유격대와 전투 경험이 없는 학도병들을 태운 문산호에서 벌어진 양동작전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 9월 25일 개봉했다.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에 불과했던 772명 학도병들이 악천후 속에서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맞으며 상륙을 시도했던 '장사상륙작전'은 1997년이 되서야 해병대원들에 의해 문산호가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되었으며 영화로 제작되게 되었다. 무비톡이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학도병인 '기하륜' 역을 맡은 배우 김성철을 만났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처음 영화 완성된 것을 보고 어땠나?

A. 첫 관람이 영덕에서 참전용사님들과 본 거였다. 보는 게 더 힘들었다. 마음이 더 안 좋았다. 고맙다고 많이 말씀해주셨다. 그곳에 계셨던 분들 중에 어르신 두 분은 보다가 힘드셔서 나가셨다. 8분 정도 계셨다.

Q.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A. 대본은 2018년 초에 받았다. 원래 작년 5월쯤 참여하는 거로 알고 있었다. 시기적으로 밀리면서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9월부터였다. 대본을 보고 전쟁영화이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실이었던 점에서도 '하륜'이라는 역 자체에 대한 매력에서도 끌렸다. 기본적으로 성장이 있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하륜'이도 전쟁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하는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서울 출신인데 사투리를 너무 잘한다.

A. 완전 서울 사람이라 힘들었다. 그동안 연기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게는 외국어 같았고 대사나 말이라는 거 자체가 배우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전달력이 있는 건데 그걸 못해버리면 캐릭터에게 마음을 줄 수 없고 신뢰를 못준다.

그래서 사투리에 대해 신경을 제일 쓴 거 같다. 처음은 감독님께서 나를 맨 처음에 같이 가자고 하시고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도와주신다고 하셨는데 "너의 눈을 보면 너가 알아서 할 거 같다"고 말씀하셔서 우선 대구로 내려갔다.

참전한 용사들이 대구에서 모집이 되었기 때문에 대구 사투리로 준비했다. 2~3일 동안 시장 같은 데 다니고 최대한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는 곳에 가서 녹음하고 얘기하고 그랬는데 그건 도저히 안 될 거 같아서 주변 경상도 친구들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경상도도 다 다르다. 부산도 성격마다 다 달라서 감독님도 사투리가 왜그러냐고 하셨다. 후부터는 전체 대사를 따로 녹음해주셔서 감독님 억양, 악센트를 많이 캐치해서 했던 거 같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감독님이 두 분인데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했나?

A. 우선은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곽경택 감독님이 말씀하신게 초반에 아무래도 두 연출이 같이 하는건 처음이고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하셨다. 배우 입장으로 연출님들께서 의견이 안 맞고 그런 거에 대해선 잘 몰랐다. 내 기억에는 드라마, 중요한 대사는 곽경택 감독님이 초반에 하셨고 김태훈 감독님이 액션씬, 규모 큰 걸 지휘를 하셨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알려지고 큰 역으로 굉장히 중요한 주요 배우 합류했다.

A. 굉장히 기뻤다. 감독님도 그렇고 제작자분들도 믿어주셨다는 거에 대해서 그거를 어떻게든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사투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첫 촬영하고 사실 많이 좌절했다. 연기하면서 항상 긴장을 하지만 식은땀이 나거나 손이 떨린적은 없다.

이번 첫 촬영할 때는 식은땀 나고 손 떨렸다. 대사를 하고 있는데 뭘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압박감이 좀 있었다. 큰 역할을 해야하고 욕심도 있었다보니 전쟁영화이기도해서 모든 것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부담이 있었다.

촬영을 하다보면 초반은 항상 아쉽고 중반정도 갔을 때 내가 그나마 캐릭터를 이해하겠다고 항상 생각하는 거 같다. 준비 기간을 가지면서 완벽하게 처음부터 하는게 맞겠지만 내공이 없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하다보면서 느는 것들이 있는 거 같다. 촬영하면서 '하륜'이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중후반부 부터는 촬영을 처음 신부터 거의 순차적으로 찍었다. 그래서 찍으면서 중반부쯤 됐을 때 갈등이 생기면서 나아진 거 같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역사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캐릭터를 연구했는지?

A. 예전 전쟁영화들을 많이 봤다. 물론 다른 얘기지만 그때 풍기는 냄새, 환경적인 것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으니까 보면서 느꼈고 김태훈 감독님이 촬영 전에 장사 상륙작전 다큐를 찍으신거 보여주셔서 찾아봤다. 다행인 거는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고나서부터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 조금 더 알려주시는 분들이 있다. 유튜브같은 곳에서 자주 보는데 많이 더 알려주는 거 같다.

Q. 전우애를 느꼈다고 표현했는데 고생했던 부분에서 그랬던 것인가?

A. 그렇다. 대규모 전투씬이나 이런 거는 정말 고됐다. 힘들고 어려운 것에 대해서 피하거나 그런 성격은 아니어서 어떻게는 해보겠다는 성격이다. 힘든 건 힘든거지라고 했지만 이게 진짜 신체적으로 한계가 왔을 때 다들 버티고 있는 모습이 우리를 더 버티게 하지 않았나 싶다.

한 번은 편집된 장면 중 하나인데 밤에 비가 내려서 판초우의라고 군대에서 쓰는 걸 천막처럼 해놓고 비를 피하는 씬이었는데 우의가 너무 작다보니 다 안 가려지고 비를 다 맞았다. 카메라 상에서는 비를 피하는 거로 보인다. 컷 되면 다 못하겠다고 했다.

나도 너무 춥다 그랬는데 민호가 "참아" 그랬다. 이미 비를 4시간을 전에 다른 씬을 찍어서 계속 맞았다. 30분 지나고 민호가 못참겠다고 했다. (웃음)서로 격려하고 힘든 걸 같이 겪으니까 전우애라고 표현을 한 거 같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이번 영화에서도 주연급이고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아스달 연대기>에서도 작품이 잘 되고 화제도 크게 되었다. 과정들이 어떻게 느껴지나?

A. 얼떨떨한게 맞다. 작년까지 나의 배우로서 가고 싶은 길과 올해 들어거의 길이 많이 다르다. 이전까지 항상 나는 앞만 보고 달렸던 거 같다. 더 잘하고 싶고 좋은 걸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계속 앞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조금 내가 항상 감사함을 잃지 말자고 하면서도 정작 그렇게 못했던 거 같다.

쉬면서 돌아보니 감사한 일이 정말 많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뿐 아니라 했던 모든 작품들을 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요새 너무 감사하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는 역사를 알릴 수 있는 일원으로서 이런 걸 또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더 감사하고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거 같다.

사진= 배우 김성철 ⓒ스콘

Q.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A. 처음 이 영화를 보고 여운이 길었다. 보통 자기 본인 작품 볼 때 객관적으로 보게된다. 나는 처음 봤을 때 유가족분들과 참전용사분들과 봐서인지 여운이 더 길었다. 영덕에서 서울에 올라오는 내내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시사회에서는 객관적으로 더 본 거 같다.

근데도 끝나고 그 영화관에 퍼지는 기운이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감상을 관객분들이 느끼면 좋겠다 생각한다. 저랑 지건이, 호정이는 영덕에서 봤는데 셋다 눈이 퉁퉁 부었었다. 서로를 보면서 어떡하냐 너무 슬프다 그랬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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