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6일, KT&G는 KT&G 상상마당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의 운영사를 모집하기 위한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고 현재 공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KT&G 사회공헌실에서 발표한 〈KT&G 상상마당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 공모 제안 요청서〉(2월 8일)에 따르면 새로운 운영사는 요청 컨셉에 따라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할 뿐 아니라 “기존 배급 작품(‘07~’20)을 승계”하여 배급 대행해야 한다.

각 배급작 감독들과 KT&G상상마당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와 영화사업부를 대행 운영해오던 ㈜컴퍼니에스에스가 체결한 배급 대행 계약에 따르면 ㈜컴퍼니에스에스는 “계약 작품의 부가판권 판매 시 '회사'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세금계산서를 처리하고, 수익금의 수금을 책임”져야 하며 ㈜컴퍼니에스에스는 “신의를 가지고 각 조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전 과정에 상호 협조”하여야 한다.

㈜컴퍼니에스에스와 KT&G는 계약 내용대로 새 운영사 공모전에 배급 작 계약 감독들에게 새로운 운영사가 기존 배급 작품을 승계할 것이라는 내용에 대해 동의를 받고 공모 진행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논의나 설명도 없었을 뿐 아니라 연락조차 전무했다.

이는 ㈜컴퍼니에스에스가 배급작 감독들과 맺은 배급 대행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위반한 것이며 ㈜컴퍼니에스에스와 대행 계약을 맺은 주체인 KT&G도 이 내용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KT&G가 언론에서 “독립영화를 배급 및 상영"할 것이라고 언급(“올해 하반기, 홍대 상상마당 영화관 다시 문연다” 한겨레, 2021년 2월 8일)한 것은 계약 당사자인 배급작 감독뿐 아니라 이 상황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배급작 감독 18인과 3137명의 시민들이 ‘#상상마당 시네마를 지켜주세요’ (2020년 10월 27일)라는 1차 성명서를 내고 면담을 요청했을 때에는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면담을 거절했고,

2차 성명서(2020년 11월 27일)를 낸 이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KT&G는 새 사업자 공모 공고 후 한독협, 수배협, 한시협, 전예협 등 독립예술영화계 7개 단체와 공동으로 3차 성명서(2021년 2월 15일)를 언론에 공개한 후에야 담당자 전화를 통해 배급작 감독들과 비공식적인 면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그간의 KT&G가 보여왔던 태도에 비추어보면 면담 제안의 시기도, 형식도, 제안의 진심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배급작 감독들이 배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기존 영화사업부 직원들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헌신적인 노력에 대한 동료애와 신뢰 때문이었다.

그들은 독립·예술 영화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헌신으로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부의 배급작 라인업을 만들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KT&G 사회공헌 사업의 의미를 실천해왔다. 이제 그들은 없다.

KT&G의 대행사인 ㈜ 컴퍼니에스에스는 일방적으로 영화사업부를 폐지했고, KT&G는 새로운 운영사를 모집한다는 사업 제안 공고를 냈다.

KT&G 는 “‘대화가 있는 영화관’으로의 변화를 검토”(“상상마당시네마 운영사 변경… 연합뉴스, 2021년 2월15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기존 영화사업부 폐지의 이유도, 새로운 영화 운영사 모집의 이유도 설득력 있게 내놓지 않고 있으며 영화계와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

KT&G 상상마당은 KT&G의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이를 위해 일해왔던 담당자들의 헌신과 노력, 독립 ·예술 영화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파트너 관계로 협업했던 예술가들이 있기에 지금의 KT&G 상상마당이 있을 수 있었다.

배급작 감독을 비롯한 우리들은 KT&G 상상마당이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 공모를 철회하고, KT&G의 제대로 된 영화부문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1차, 2차, 3차 성명서에서 질문하고 요청했던 아래 내용에 대한 성실한 답변을 주기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

그래야만 KT&G가 담당자를 통해 제안한 면담이 이 상황을 지켜 보는 모든 이들에게 의구심 없이 받아들여 질 것이다. 우리는 진심으로 ‘대화가 있는’ 면담 자리를 갖기를 원한다.

하나. KT&G 상상마당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 공모를 철회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독립·예술영화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장기적이고 발전적인 개편 방향을 다시 설계하라.

하나. 독립영화 등 비주류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저비용 구조를 무리하게 도입하지 말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문화예술계의 상황을 반영하여 더욱더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라.

하나. 배급작 감독들과의 비공식적인 면담이 아니라 1차, 2차, 3차 성명서에 대한 질문과 요구사항에 성실한 답변을 요청한다. 실질적인 의미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라. 

2021년 2월 26일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부 배급 대행 계약작 감독 15인]

 

<할머니의 먼 집> 감독 이소현, <이태원> 감독 강유가람,

<반짝이는 박수 소리> 감독 이길보라,

<돼지의 왕> 감독 연상호, <꿈보다 해몽> 감독 이광국,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감독 김경묵, <문영> 감독 김소연,

<집의 시간들> 감독 라야, <보희와 녹양> 감독 안주영,

<피의 연대기> 감독 김보람, <마이 플레이스> 감독 박문칠,

<셔틀콕> 감독 이유빈, <러시안 소설> 감독 신연식,

<환상 속의 그대> 감독 강진아, <조금만 더 가까이> 감독 김종관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사)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전국예술영화관협회,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