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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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영화 '더 문'의 주연 배우 설경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문'(감독 김용화,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STUDIOS 블라드스튜디오, 감독 김용화)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다.

쌍천만 신화 '신과함께' 시리즈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로,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를 소재로 차원이 다른 우주 생존 드라마를 선사할 예정이다.

개봉 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태국 등 전 세계 155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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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극 중 나로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재국으로 분해 열연했다.

5년 전 한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나래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으나 비극적인 사고로 우주센터를 떠나 소백산 천문대에 칩거하게 되는 인물이다.

선우가 탑승한 우리호 사고로 인해 우주센터로 다시 소환되고, 이번만은 대원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설경구 외에도 도경수가 분자 물리학을 전공한 UDT 출신 선우를, 김희애가 NASA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을 맡았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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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사실 촬영 할 때는 날로 먹었다고 생각 안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도경수가 너무 고생한 것 같아 스스로 '나는 날로 먹었구나' 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크랭크인 때 도경수를 잠깐 봤는데 그때 한여름에 우주복을 입고 연기하는 모습을 잠깐 보면서 선배로서 걱정된 마음에 한숨 쉬고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를 보니 도경수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겠더라.

와이어 액션은 대여섯명의 스태프와 한 배우가 호흡이 완전히 맞춰야 하는데 이번에 도경수의 달 표면 액션을 보니까 정말 고생을 많이 했더라. 그거에 비해 지구인 대표로서 나는 입 액션만 했구나 싶다"고 웃었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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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도경수에 대해 "개인적으로 연기돌에 대한 선입견은 없다. 도경수는 '더 문' 촬영 때 3회차 밖에 만나는 신이 없어 아쉬움 밖에 없었다.

오히려 홍보하면서 더 많이 만나는 것 같다.

달과 우주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는데 그 말 안에는 도경수도 같이 포함돼 있다. VFX로 아무리 완벽히 구현됐어도 배우가 녹아들지 않으면 힘들다.

그런데 도경수는 아주 착 달라붙어 이들을 웅장하게 또 오싹하게 보이게 만든다. 이 영화는 확실히 도경수 역할이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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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개인적으로 나는 캐스팅에 관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누군가를 추천할 입장은 못 되지만 요즘 워낙 연기하는 아이돌들 많지 않나? 이준호, 설현, 임시완, 갓세븐 진영, 도경수까지, 모두 함께한 배우들이다.

진영은 술 한잔 먹이고 군대를 보낸 기분이다.

이준호는 '감시자들'(13, 조의석·김병서 감독)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때 이준호가 첫 영화였다. 당시 '저 놈은 잘 될 것 같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잘됐다.

도경수는 이미 잘 돼 왔지 않나?

돌이켜보면 내가 쇳복이 있는 것 같다. 우연찮게 다 잘하는 배우들과 만나 호흡을 맞췄다. 개인적으로 선배가 권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에는 선후배가 없다"고 소신을 전했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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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본래 우주 SF를 좋아하지 않았다. 완성도 높은 우주 SF를 제작하기 위해선 대규모의 제작비가 관건이라는 점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은 김 감독에 대한 전적인 신뢰 때문이었다.

그는 “우주 SF 장르를 썩 좋아하지 않았고, 할리우드 우주 영화에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의 예산으로 우주를 제대로 구현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면서도 “김 감독 만큼은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더 문’을 시사한 뒤 오싹함과 웅장함을 감출 수 없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황선우가 고립된 순간은 오싹한 반면, 영화로 구현된 우주는 웅장했다”며 “실제 세트와 VFX(시각특수효과)가 조화를 잘 이뤄 실제 달처럼 리얼하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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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의 공을 모두 김 감독에게 돌렸다.

적극적이고 명확한 김 감독의 디렉팅과 사실적인 VFX 덕분에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그는 “김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 연기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며 “감독이 원하는대로 연기가 나오면 기뻐서 소리를 지를 정도로 얼굴에 바로 드러나니 배우로서 연기할 때 신이 난다”고 설명했다.

특이하게도 ‘더 문’은 주연 배우들의 대면 연기가 거의 없다. 극 중에서 황선우와 김재국이 만나는 장면은 두 컷 정도에 불과하다.

황선우가 달에 고립돼 있는 만큼 우주센터의 모니터에 뜬 영상만 보며 연기하는 경우가 잦았다. 설경구는 현장에서 NASA 디렉터 윤문영을 맡은 김희애와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의도치 않게 코로나 시국에 안성맞춤인 비대면 연기를 한 셈이다.

그는 “이번처럼 비대면 연기를 많이 한 적은 처음”이라면서도 “제작진이 실제 우주센터와 다름 없는 세트장을 만들어줘서 연기에 몰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전직 우주 센터장으로 나오는 만큼 극 중에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전문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는 용어를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역을 맡았지만 이를 ‘이해’했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사진= 설경구 [CJ ENM 제공]

설경구는 “우주에 한 평생을 바쳐서 연구하는 분들이 계신데, 우주 용어를 몇 달 외웠다고 해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실제 우주선을 작동해보지 않는 한 이해하는 것은 말이 안될 뿐더러 그 전문가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의 겸손함은 후배들을 대할 때도 묻어난다. 그는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2PM 이준호, 갓세븐 박진영, 임시완, 설현에 이어 도경수는 5번째 같이 한 ‘연기돌’이다. 후배들에게 연기 조언을 해주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설경구는 “내가 조언하는 순간 내 것을 후배에게 심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체 조언해주지 않는다”며 “선배라는 권력으로 나서면 안된다”고 정색했다. 그는 이어 “아이돌 출신 배우들에 대한 선입견이 전혀 없고, 배우 대 배우로서 연기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 문’의 강점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체험형 영화’라는 점을 꼽았다. 한국 영화에 있어서 큰 도전으로 여겨지는 사실적인 우주 SF이자 온 가족이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이다.

“‘더 문’은 체험형 영화에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누군가 이러한 영화를 시작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할아버지와 손주가 영화를 같이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저도 조만간 아이과 함께 보러 가려고요. 아이가 어떻게 볼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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